통신과 컴퓨터 분야에서 각각 세계1위 기업인 미국 AT&T와 IBM이 사업분야를
서로 맞바꾸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AT&T가 IBM으로부터 전세계 기업 네트워킹 서비스
사업부문을 50억달러에 인수하는 대신 자사 데이터 처리센터 운영업무를
IBM에 10년간 위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위탁 비용은 40억달러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T&T 데이터 처리센터 직원 2천명은 내년까지 IBM으로, IBM의
네트워킹 서비스 부문 직원 5천명은 AT&T로 각각 자리를 옮기게 된다.

양사는 이같은 합의 내용을 내년중반까지 미국과 관련국 정부들로부터
승인받고 "빅딜"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통신 전문업체인 AT&T는 기업용 데이터 전산망과
인터넷 부문을 대폭 보강하며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

AT&T는 네트워킹 서비스 분야에서 내년 한해 총 25억달러의 추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IBM 기업 네트워킹 서비스망은 현재 1백개국 9백개 도시에 있는 4만5천개
기업을 연결하고 있다.

지난 81년부터 네트워킹 서비스 분야를 운영해온 IBM도 이번 합의를 통해
컴퓨터 전산 분야는 물론 날로 비중이 커져가는 전산 아웃소싱 분야에
집중할수 있게 됐다.

IBM은 이미 올해초 전산분야 강화를 위해 네트워킹 서비스 부문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AT&T와 IBM의 이번 합의는 양사의 전문화 경영전략을
확고히 한다는 점에서 기존 기업인수합병(M&A)과는 경우가 다르며 "빅딜"
논의가 한창 진행중인 한국 재벌들에게도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번 합의가 있기까지는 마이클 암스트롱 AT&T 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암스트롱 회장은 IBM에서 31년간 일하다 작년 11월 AT&T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인물로 "정보통신 분야에서 1등 기업으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본업인 네트워킹 관련 업무를 확장해야 한다"며 관련 업체들의 인수합병
작업을 벌여왔다.

그는 취임후 1년동안 지역전화회사 텔리포트통신(1백10억달러)과
케이블TV업체인 텔리커뮤니케이션(4백80억달러)을 인수했으며 최근
1백억달러를 들여 브리티시텔레커뮤니케이션(BT)과도 제휴관계를 맺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