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와 뱅커스트러스트가 오는 30일 공식적으로 합병을 발표키로
한 가운데 미국의 한 주식투자자가 이 두은행을 불성실 공시와 주가조작
혐의로 제소해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합병자금 조달관 관련 도이치은행이 보유주식을 매각할 것이라는 풍문이
나오는등 합병이 공식 발표되기도 전에 고추가루가 뿌려지고 있는 형국이다.

윌리엄 와인더라는 이 주식투자자는 도이체방크와 뱅커스트러스트가
그동안 합병설을 부인해오다 최근 이를 시인한 것은 미국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최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두 은행의 합병 부인 공시를 믿고 보유중이던
뱅커스트러스트 주식을 헐값에 처분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와인더는 특히 "도이체방크 측이 부인공시를 한 것은 뱅커스트러스트의
주가를 떨어뜨려 인수가액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었다며 자기와 비슷한
처지의 투자자들을 규합해, 집단소송을 제기할 태세다.

미 법조계에서는 집단소송이 제기될 경우 두 은행의 합병절차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독일에서는 두 은행의 합병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도이체방크가
92억 달러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와관련 독일 주식시장에서는 도이체방크가 최근 매입한 다임러크라이슬러
의 지분 13%(1백10억달러 추산)중 상당 부분을 처분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도이체방크 대변인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주식처분 가능성을
부인했다.

유럽의 금융 전문가들도 도이체방크가 대규모 증자나 차입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와 뱅커스트러스트는 오는 29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승인을
받은 후 30일 합병계획을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도이체방크와 뱅커스 트러스트의 자산규모는
8천2백억달러에 달해 미국의 시티그룹과 스위스의 UBS를 제치고 세계
최대은행으로 부상하게 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