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티은행과 트래블러스그룹의 합병으로 공식 출범한 시티그룹이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시티은행 출신과 트래블러스 출신들간에 벌어지고 있는 파워게임 때문이다.

시티그룹내 알력은 지난주 트래블러스 출신인 제임스 다이먼 시티그룹
사장이 해고되면서 표면화됐다.

해고 이유는 지난 3.4분기 경영실적 부진.

그러나 다이먼 사장의 해고는 시티은행측과의 파워게임에서 밀려난
결과라는 게 월가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다이먼 사장을 해고한 데 반발, 같은 트래블러스 출신인 스티븐 블랙
수석이사가 지난 10일 사표를 던진 게 이를 말해준다.

다이먼 사장은 샌포드 웨일 시티그룹 공동회장과 함께 트래블러스를
이끌어온 인물.

금융가에선 "귀재"로 통한다.

웨일 회장은 그를 "아들"이라고 부를 만큼 총애해 왔다.

다이먼 사장은 특히 차기 시티그룹 회장으로 일찌김치 지목돼왔었다.

그동안 다이먼 사장은 존 리드 시티그룹 공동회장(전 시티은행 사장)과
사사건건 알력을 빚어왔다.

특히 신흥국가를 상대로한 채권발행 업무를 둘러싸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였다.

리드 회장등 시티은행측 인사들은 시티은행이 세계 1천7백개의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주도권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다이먼 사장은 살로먼 스미스 바니(트레블러스의 자회사)의
사채발행 노하우를 앞세워 맞섰다.

양측은 시티은행측이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는 소비자 금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무에서 이같은 알력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 쪽의 기업문화 차이도 화합의 장애였다.

시티은행은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한다.

또 권위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

반면 트래블러스는 잠재고객들을 찾아다니며 수익을 창출하는 공격형
경영을 추구해왔다.

트레블러스측 인사들은 "합병으로 서비스가 아닌 브랜드를 파는 신세로
전락했다"며 시티은행측의 기업문화를 비난해 왔다.

월가에서는 이번 다이먼 사장의 해고가 시티그룹의 리더십에 공백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의 해고로 마땅한 차기 회장감이 사라졌다는 것.

다이먼 사장이 시티그룹을 떠남에 따라 트래블러스 출신의 마이클
카펜터스와 시티은행 출신의 빅터 메네제즈가 차기 회장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누구도 다이먼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들은 다이먼의 지력과 카리스마를 따라잡을수 없기 때문이다.

다이먼 사장 해고이후 시티그룹에는 "희비의 쌍곡선"이 그려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시티은행 출신 직원들은 "리드가 웨일을 이겼다"라며 의기양양해 하고
있다.

반면 트래블러스 출신들은 "보따리를 싸야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블랙 수석이사에 이어 데릭 마우한 부회장 역시 시티그룹을 떠날 움직임을
보이는등 트래블러스 출신의 "엑소더스(대탈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티그룹의 내홍은 금융기관 M&A의 "화학적 융합"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고 있다.

< 한우적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2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