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대외문제로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가 선택한 이슈는 "세계 경제"다.

그는 14일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주요 국가의 금리를 인하하자"는 등의
내용을 담은 "클린턴 선언"을 발표했다.

그동안 "섹스 스캔들"로부터 그를 지켜줬던 "경제 카드"를 다시 한번
뽑아든 것이다.

클린턴의 "경제 카드"가 얼마나 먹혀들어갈지는 미지수다.

미국 하원 법사위는 이날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 조사를 위해
"스타 보고서" 검토작업에 들어가는등 그를 옥죄기 시작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어떤 형태로든 징계 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징계 수위다.

클린턴에 대한 징계는 탄핵 또는 견책 벌금 비난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
된다.

미국 의회의 전례에 비추어 볼때 클린턴 대통령은 탄핵보다는 낮은 수준의
징계를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 이하의 조치를 받게될 경우 클린턴 대통령에겐 법적 책임이 없다.

가장 가능성이 있는 조치는 견책 처분이다.

미국 의원들사이에서는 "탄핵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트렌트 로드 상원 원내총무는 "아직 의회가 대통령 탄핵을 결정한 사례는
없다"며 "견책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견책 처분이 내려질 경우 클린턴 대통령은 어느 정도의 벌금까지 물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6년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이 비영리 재단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
혐의로 이 조치를 받았던 사례가 있다.

비난 결의안도 가능한 징계조치의 하나다.

미국 의회는 의원들을 상대로 9차례 비난 결의안을 채택했었다.

특히 지난 1834년에는 정부 재산을 빼돌렸다는 이유로 당시 앤드루 잭슨
대통령에 대한 비난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한편 미국 국민들은 의회가 대통령의 사임 대신 "제3의 방법"을 모색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66%가
대통령이 잔여 임기를 마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