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섹스스캔들을 조사한 상세한 보고서가
공개됨으로써 클린턴이 "탄핵"과 "사임"의 정치적 기로에 서게 됐다.

불명예 퇴진을 피하더라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돼 예전과 같은 지도
력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따라 미국경제의 불확실성과 함께 세계경제 위기상황에서의
"리더십(지도력) 부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작성해 미국 하원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인
터넷을 통해 공개한 4백45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모니
카 르윈스키와 가진 섹스관계를 상세히 기술한 후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로 위증,사법방해,증인회유,권력남용 등 11가지를 적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클린턴 대통령과 르윈스키는 지난 95년 11월15일이후
10여차례에 걸쳐 백악관 집무실과 서재 등에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확
인됐다.

또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1월 폴라 존스 성추행사건 민사소송 재판때
거짓말(위증)을 했으며 관련인사들의 증언을 오도하고 증거를 감추려고
시도해 사법방해를 한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여론은 악화일로다.

"기적"이 없는한 클린턴을 구해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세계언론의
분석이다.

보고서가 공개된 직후 실시한 미국 국민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클
린턴에 대한 지지(62%,CNN방송)와 탄핵요구(57%,ABC방송)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물론 시장에서는 미국경제는 괜찮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보고서가 나온 11일 뉴욕의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는 2.36% 올랐다.

시장관계자들은 "클린턴 대통령의 거취와 관계없이 미국경제의 펀더
멘틀은 여전히 건전하고 경제정책도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한 시각은 다르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사태와 중남미의 경제위기 등을 해결하는데
절실히 요구되는 미국의 "지도력 상실"이 세계경제 전체를 "불확실"하
게 만들 것이라는 것이다.

취리히 켐퍼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헤일은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추가출연 문제 등이 지연되고 있음을 들어
"클린턴 문제의 장기화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메릴 린치의 분석가 리처드 매케이브도 "탄핵시비의 장기화는 미국과
세계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여 또다른 위기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고 지적했다.

임혁 기자 limhyuck@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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