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금융 위기가 주변 독립국가연합(CIS)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러시아의 전철을 밟기 시작했다.

26일 우크라이나 재무부는 자국의 흐리브나화 표시 채권을 달러화
표시로 바꿔주는 러시아식 외채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달러표시 채권은 만기 18개월-5년에 표면금리는 연율
12-14%이며 6개월 단위로 환금 가능한 조건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 지원
약속을 돌연 보류, 국채상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데 따른 비상조치로
풀이된다.

IMF는 지난 7월 우크라이나에 22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했으나 러시아 금융위기가 터지자 갑자기 이를 연기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재 시장에 소화된
우크라이나 채권의 총액은 1백3억 흐리브나(46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외국인이 약 18%를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또 1백80억달러에 달하는 총외채 중 상당부분이 고금리인데다
세금마저 제대로 걷히지 않아 심각한 재정난을 겪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IMF차관이 막히고 외국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엄청난 금융혼란은 물론 외채 지불 불능 사태까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외채구조 조정을 선언할 경우 가뜩이나 흐리브나화가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방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떠안게 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식 외채 구조조정을 강행한다 해도 위기
탈출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도 결국에는 러시아꼴이 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벨로루시 역시 궁지에 몰려있다.

수출의 7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벨로루시도 루블화 평가절하 이후
자국통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되면서 경제에 치명타를 입고 있다.

이와관련, 세계은행은 벨로루시에 대해 통화를 평가절하토록 권고하고
있다.

세계은행 민스크 사무소의 데이비드 필립스 소장은 "벨로루시 정부가
통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경우 CIS 관세동맹내에서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립스 소장은 이어 "벨로루시 암시장에서는 이미 벨로루시 루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며 평가 절하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가 외국지원없이는 스스로 살아갈수
없다며 러시아사태가 더욱 악화될 경우 CIS경제 전체가 망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