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발 세계 금융공황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은 러시아에 거액을 물려서, 개도국은 러시아에서 손실을 입은
선진국의 자금회수로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그중에서도 중남미와 동북부 유럽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 동북부유럽 =체코 헝가리 폴란드등 동유럽국가들의 주가와 통화는
지난 17일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외채지불유예)을 선언한 이후 거의 매일
떨어지고 있다.

지난 열흘 사이에 주가는 10%이상 급락하고 통화가치도 2%이상 떨어졌다.

구소련의 위성국들로 러시아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러시아경제위기는
곧 동유럽경제위기라는 등식때문이다.

러시아와의 무역비중이 높은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등 북유럽국가들의
주가도 27일 전날에 이어 3%이상 폭락하는등 금주들어 연일 하락하고 있다.

<> 중남미 =국제금융시장에서 러시아와 동급의 신흥시장으로 취급되는
이 지역에서 서방투자자들이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에따라 주가는 최근 하루에 보통 3~4%씩 추락중이다.

당국이 계속 시장에 개입하고 있지만 통화가치도 연일 떨어지고 있다.

이중 멕시코 페소화 하락이 두드러져 연일 사상최저기록을 깨고 있다.

<> 선진권 =미국 독일등 선진권 금융시장마저 휘청대고 있다.

작년 아시아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아시아환란국가들과는 달리 러시아는 대외채무를 갚지 못하는 지경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국채구조조정내용을 발표한 26일 미국주가는 약 1% 빠졌다.

독일 영국 프랑스주가 하락률은 2%이상으로 더 많이 떨어졌다.

특히 러시아위기가 본격화되기 전 달러당 1.79마르크선이던 독일
마르크화는 현재 1.81마르크근처까지 내려가 있다.

러시아사태로 마르크화가 일본 엔화꼴이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다.

마르크화가 앞으로 달러당 1.83마르크선으로 내려가면 영국 파운드나
프랑스 프랑화도 덩달아 하락, 유럽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 아시아 =최근 주춤해진 엔하락세로 안정기미를 띠던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등의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말레이시아 주가가 3%이상 폭락했다.

다행히 아시아통화들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일본의 시장개입방침으로 엔화가 안정세를 지킨 덕이었다.

그러나 아시아통화들은 어느 한순간에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는
살얼음판위에 놓여있다.

<> 원자재수출국 =캐나다 호주 남아공등 원자재 수출국들의 주가와
통화가치 연쇄 하락은 러시아사태가 몰고온 세계금융시장 혼란의 특징이다.

캐나다와 호주 달러화는 현재 사상최저 수준이다.

루블화를 평가절하한 러시아가 원유와 광물등 원자재가격을 인하, 대대적인
수출공세에 나설것이라는 우려에서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