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17일 오후1시(한국시간 18일 오전2시) 백악관에서
진술한 연방대배심 증언에서 전 백악관 시용직원 모니카 르윈스키(25)와의
성관계를 시인했다고 백악관 관계자들이 전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증언을 마친 뒤 르윈스키와의 관계가 부적절한
(inappropriate) 것이었음을 인정하고 지난 6개월여 동안 자신의 스캔들로
인해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클린턴 대통령이 이번 증언에서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음을 시인, 사실상 성관계를 인정했으나 위증 및 위증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증언을 계기로 그동안 성추문 사건을 수사해온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는 수사보고서를 작성해 하원에 제출할 계획이며 미 의회는
이를 토대로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추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형사적 혐의에 대해 연방대배심에
증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증언장면이 23명의
배심원들에게 폐쇄회로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스타 특별검사가 파견한
검사들로부터 르윈스키와의 성관계 여부 등에 관해 신문을 받았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1월 폴라 존스 성희롱사건에서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르윈스키가 지난 6일 클린턴과 10여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증언함으로써 위증 및 위증교사, 사법방해 등의 혐의를 받아왔다.

한편 미상원의 오린 해치 법사위원장(공화)은 이날 클린턴 대통령의
증언에 앞서 가진 TV인터뷰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솔직하게 진실을 밝힌다면
보다 심각한 범법행위가 없는 한 의회가 그를 탄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약 클린턴 대통령이 연방대배심을 상대로 또다시 거짓말을
한다면 탄핵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