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러시아불길"을 잡기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선진 7개국(G7)재무차관과 국제통화기금(IMF)수뇌부가 13일 긴급
전화회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고 미국정부는 러시아문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도 14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러시아 경제위기 사태와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밝혔다.

그렇다면 러시아위기의 돌파구는 무엇인가.

현재로서는 러시아에 대한 자금지원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회장과 안드레이 일라리오노프
러시아경제분석연구소장등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금고를 달러로
채워주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지적한다.

자금지원을 통해 러시아주가와 루블화 폭락의 급한 불을 꺼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러시아정부가 내부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하면 위기를 잠재울수
있다는 분석이다.

루블화 평가절하는 아루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게 국제금융계의
인식이다.

추가 지원규모로는 1백50억달러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1백70억달러.

외환보유고가 3백억달러를 넘어서야 러시아에 대한 해외투자가들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이정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

특히 1백50억달러는 러시아가 안고 있는 초단기 외채과 같은 규모다.

지난달 말 IMF로부터 48억달러를 제공받아 외환보유고가 1백90억달러로
늘었지만 루블화를 방어하기 위해 20억달러를 써 버렸다.

지금 러시아중앙은행은 루블화 폭락을 막기위해 1주일에 10억달러씩
시장에 풀고 있다.

때문에 2주후면 위험수위인 1백50억달러로 외환보유고가 줄어든다.

문제는 누가 이 돈을 대줄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점에서 미국이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작금의 러시아 사태에는 미국의 책임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그동안 옐친 러시아정부를 지지해 왔고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은
옐친정부의 경제실정으로 러시아가 이 지경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투자자문회사인 메들리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리처드 메들리 사장은
미국정부가 지난 95년 멕시코 외환위기때 환율안정기금(ESF)에서
2백억달러를 빼내 멕시코를 지원했듯이 이번에도 ESF자금을 러시아에
주어야 한다고 제의했다.

냉전종식으로 미국정부의 지출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측면에서도 미국은
러시아 지원에 인색해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정부는 여론과 의회눈치를 봐야하는 부담이 있다.

미국과 함께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등 다른 G7국가들이 자금을 갹출,
러시아에 대줄수도 있다.

이도 각국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므로 간단치 않다.

다행히 서방측의 추가자금지원이 성사되면 러시아정부는 경제회생책을
실시, 모라토리움(외채상환유예)이나 루블화 절하같은 최악의 사태를 면할수
있다.

자금지원을 받은 후 러시아가 할 일은 예산지출 축소와 세수 확대를
통한 재정적자감축이다.

그런데 의회가 의회소집을 미루는등 정부의 개혁안을 승인해주지 않고
있어 러시아자체의 경제개혁도 난관에 봉착해 있다.

추가지원 문제가 진전되고 경제개혁방안이 통과되면 상황은 호전될
것이다.

그 사이에 일본의 경기부양책이 서서히 효과를 내면서 엔화가 자리를
잡으면 아시아 상황도 나아져 상승작용을 하는 위기감은 해소될 수 있다.

결국 러시아위기의 해소여부는 미국을 중심으로한 국제사회의 자세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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