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달러에 대한 투기세력들의 대공세가 즉각 위안화 환율을 끌어올리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로 되어가고 있다.

아시아증시들도 폭락세에 비례해 일본과 중국간 물밑 협의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위안화 절하가 초읽기에 들어선 형국이고 "홍콩이 오는 10일 페그제를
포기할 것"이라는 흉흉한 풍문이 나돌고 있다.

<>위안화 동향이 심상찮다 ="위안화가 결국엔 절하될 것"이라는 예측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상반기중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7%에 머문데다 "양쯔강 홍수"라는 천재지변
마저 겹쳐 성장속도가 더욱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런 전망이 환율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13일 상해 암달러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전날보다 4.5%나 치솟았다.

또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도 위안화는 6개월물이 달러당 8.81위안,
1년물은 9.53위안에 거래됐다.

공정환율 달러당 8.28에 대한 괴리율이 점차 벌어지고 있다.

이는 또 전날에 비해 프리미엄이 각각 0.03위안, 0.1위안씩 오른 것이다.

홍콩에서는 위안화 암거래가 두절되는 양상마저 일어났다.

위안 절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물론 중국 정부는 여전히 1천4백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앞세워 "위안화
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거듭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방은행 관계자들은 전세계의 헤지펀드 규모가 3천억
달러에 이르고 있음을 들어 "중국도 환투기의 공격에서 안전하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홍콩 페그제 언제 포기하나 =홍콩에서는 "페그제가 곧 무너질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구체적으로 "8월10일이 D데이"라고 못박아 얘기하는 이들도 있다.

이날은 싱가포르 외환시장이 휴장하는 날이므로 홍콩당국이 이날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홍콩기업들마저 페그제 붕괴에 대비해 투기에 동참하는 새로운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2주전 내셔날 뮤추얼 홀딩이라는 한 금융지주회사는 공시를 통해 "홍콩달러
의 절하에 대비해 헤지거래를 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업체인 남 타이 일레트로닉스도 보도자료를 통해 "홍콩달러 절하에
대비하기 위해 달러 옵션을 사두었다"고 밝혔다.

홍콩당국은 투기꾼들을 내쫓기 위해 하루에도 2~3차례씩 금리를 끌어올려
가며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13일 홍콩 은행간 금리(HIBOR)는 연 7.5%로 전날보다 2%포인트나 뛰었다.

또 3개월물 금리도 연 13.0%로 하룻새 2.5%포인트 상승했다.

홍콩주가는 전날 2.8% 하락한데 이어 이날도 2.7% 떨어졌다.

시장관계자들은 "점차 홍콩당국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아시아증시 =홍콩 항셍지수가 5일 연속 하락하고 필리핀 주가가 5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홍콩 달러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항셍지수는 전일보다 3.25%이상 떨어진 7,018.41으로 내려앉았다.

증시관계자들은 7,000포인트선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필리핀은 1천4백48.72로 전날보다 2.20%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93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말레이시아는 361.46을 기록, 3.55%가 내려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일본의 경우 니케이지수가 전장에서는 오름세를 보였으나 오후들어 하락세로
반전됐다.

니케이지수는 1만5천8백29.17로 전날보다 0.30% 내려앉았다.

이밖에 인도네시아는 424.567으로 2.14%가 빠졌으며 태국 역시 248.53으로
1.40%가량 내렸다.

[ NDF란 ]

NDF는 외국인들간에 장외에서 특정국 통화를 거래하는 선물상품이다.

만기는 하루짜리에서부터 1년짜리까지 다양하다.

특정국가 통화의 가치변동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달러를 확보해
두자는 것이 원래 목적이지만 최근에는 투기적 목적을 위한 거래도 많아졌다.

빅네임이라고 불리는 JP모건 등 5대 메이저 은행들이 거래를 중개하며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활동하는 3백여 금융기관 투자기관들이 주된 거래
고객들이다.

각국 통화당국으로부터 투기주범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이를 규제할
수단은 없다.

제도화된 시장에서 거래되는 통화선물과는 달리 신용으로 거래되며 만기에
차액만을 결제하는게 특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