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파업 두달만에 조업을 재개한다.

GM 경영진과 전미자동차연합노조(UAW)는 29일 미시간주 플린트시 부품공장
에서의 파업을 끝내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에 이어 파업중인 GM 근로자들은 파업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통해 GM과
UAW의 협상안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근로자들은 투표를 마친후 속속 공장으로 복귀했다.

또 그동안 부품이 없어 조업을 중단했던 북미지역 29개 공장도 조업재개에
들어갔다.

이로써 지난달 5일 시작돼 GM에게 약 22억달러의 손실을 안겨준 파업은
54일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공장이 완전 정상화되기에는 10여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업의 최대사안은 공장이전문제, GM 근로자들은 플린트시의 공장을
멕시코 또는 동남아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GM 정책에 반발, 파업에 돌입
했었다.

GM은 이번 합의에서 플린트 금형공장과 데이튼시에 있는 브레이크공장
2곳을 오는 2000년전까지 해외로 이전하거나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일단 기한을 걸어놓고 노조측의 걱정거리인 일자리를 보장해 준 셈이다.

공장들의 해외 이전문제도 시급하긴 하지만 우선 급한 불부터 꺼야 산다는
위기감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노조측에서는 대신 생산쿼터를 채우면 조업시간을 줄이는 문제 등 몇가지
생산비 절감을 위한 방안 등에서 양보했다.

또 GM 경영진이 약속만 지킨다면 앞으로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합의해 줬다.

GM은 이와 함께 플린트시의 금형공장에 1억8천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키로
했다.

UAW는 대신 약 5백여명의 노동자를 감축하는데 동의했다.

서로 한발씩 물러선 것이다.

UAW쪽에서는 이번 합의의 의미를 사측과의 공식대화채널을 만들었다는데서
찾고 있다.

협상을 이끈 딕 슈메이커 UAW부위원장은 "일자리를 보장받은 것도 중요
하지만 그동안 노조와 대화를 기피했던 GM 경영진으로부터 노사문제를
협의해 처리할 공식채널을 만들기로 한 점이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협상 관계자들은 또 정부의 개입을 용납하지 않는 미국 노사전통을 고수한
것도 이번 합의의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부분도 있다.

플린트시 금형 공장에 1억8천만달러를 추가 투자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노조측에서는 생산성을 올리려면 사람을 줄이려하지 말고 그만한 투자를
하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사측에서는 어차피 옮겨야 할 공장에 추가 투자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외에도 문제가 됐던 근로규정이나 복지, 외주확대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의가 계속되고 있으나 조업재개를 가로막을 만한 주요 사항은 아니라는게
노사양측의 시각이다.

한편 뉴욕 증시에서는 28일 합의사실이 발표되기 전부터 파업종결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GM 주가가 하루만에 1.125달러나 뛰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