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불황이나 경기침체의 수렁에서 헤메고 있는데도 "고성장
저실업"을 구가하는 일부 유럽국가가 있다.

아일랜드 핀란드 네덜란드 포르투갈.

요즘 이들 국가를 "유럽의 4룡"이라부른다.

이들 4개국의 올해 평균 GDP성장률 예상치는 약 5.15%.

유럽 전체 평균인 2.8% 보다 2배정도 높다.

특히 아일랜드는 올해 8%대의 고속성장이 기대되고 나머지 나라들도
3%대 후반의 고성장이 예정돼 있다.

이들의 성공요인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포함한 적절한 경제대책과
<>공기업 민영화 <>노사및 임금안정으로 요약된다.

가장 눈에 띠는 대목은 감세정책.

이들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대폭 감면해 기업들의 시설투자를 촉진시키고
개인의 소득수준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정책을 쓰고 있다.

이는 구매력 상승으로 이어져 내수를 진작시킨다.

네덜란드의 경우 최근 20%대에 가깝던 제조업에 대한 법인세를 10%선으로
크게 낮췄다.

핀란드도 개인 소득세를 대폭 줄였다.

자칫 물가상승을 유발시킬 수 있지만 아직은 잘 막아내고 있다.

내수진작과 함께 수출촉진에도 나서고 있다.

전체 수출 물량의 60%를 차지하는 유럽 지역내의 경제가 호황기에
접어들자 이틈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각종 수출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여기에다 호경기에도 높은 임금을 강요하지 않는 근로자들의 자제가
한몫을 하고 있다.

유럽국가 대부분의 실업률이 10%대이지만 네덜란드의 올해 실업률은
17년만에 최저치인 4%.

여기에는 고용시장에서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근로자의
화답이 주효했다.

임금협상과 정리해고제 같은 첨예한 노동문제를 기업 경영자와 노조가
개별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하도록 한 것.

이 결과 노사합의를 통해 임금수준은 낮추고 일자리는 늘리는데 합의했다.

현재 아일랜드의 근로자들은 시간당 23.3달러, 네덜란드는 14.12달러를
받고 있다.

이는 독일(시간당 31.87달러)의 절반수준이다.

네덜란드의 빔 콕 수상은 "임금이 낮긴 하지만 대신 기업들에 투자분위기가
일면서 일거리가 많아지게 돼 노사 모두가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강력한 공기업 민영화 정책도 경제의 효율성을 높였다.

재정적자의 주요원인으로 꼽히던 국영기업들을 민간에 이양시켜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유럽단일통화 시장 출범을 앞두고 붐을 이루고 있는
기업인수합병(M&A)전에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방향은 나름대로 효과를 보고 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국영 금융기관들을 1개만 제외하고 모두 민영화시켰다.

그 결과 해당기관들의 적자가 줄고 주식시장이 크게 활성화 됐다.

이들 기업들이 운영중인 개인자산운영 규모는 지난해에만 43%나 늘어났다.

기업들이 대거 공개되면서 주식시장 규모도 1년사이에 78%나 커졌다.

문제는 물가.

유럽중앙은행(ECB)등의 경제전문가들은 "여러가지 지표가 좋지만 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