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으로 몰렸던 러시아 경제가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경제위기 극복의 유일한 돌파구였던 IMF(국제통화기금)구제금융안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IMF는 13일 러시아의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 2백26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중 1백48억달러는 올해 제공되고 나머지 78억달러는 내년에 지원될 예정
이다.

올해 방출자금중 1백25억달러는 IMF가, 17억달러는 세계은행이, 나머지
6억달러는 일본이 각각 지원한다.

이로써 러시아는 루블화 평가절하 압박에서 일단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는 지원금을 루블화가치 방어및 단기외채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다.

서방 경제전문가들은 루블화가 안정을 되찾게 될 경우 러시아경제는 일단
파국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반영, 러시아 주가(RTS 기준)는 이날 157.2포인트를 기록, 지난
주말보다 9.15%나 급등했다.

하락세를 보이던 루블화 가치도 달러당 6.231루블을 회복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물론 러시아가 경제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IMF가 자금지원 조건으로 내건 경제안정계획의 하원통과는 일차적인
장애물이다.

야당이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하원은 재정지출을 4백20억루블(약 67억달러)
삭감하고 조세수입을 2백억 루블까지 늘리도록 한 내용의 이 개혁안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라는게 이유다.

러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국내외 경제여건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석유등 원자재가격 하락세는 러시아경제 회복의 최대 걸림돌이다.

아시아 금융위기도 커다란 부담이다.

내부적으로는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노동자파업이 경제위기 극복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