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가 본격적인 "경기후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률과 취업률, 기업 수익률이 일제히 떨어지고 있는데다 주가와
엔화가치는 사상 최저치 기록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올 1.4분기(일본식 표현으로는 97회계년도 4.4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
(GDP)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된다.

마이너스 0.6% 정도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자딘 플레밍과 레먼 브라더스같은 민간 금융기관들은 마이너스 0.3-0.7%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작년 4.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것이다.

경제성장율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것은 지난 73년
오일쇼크때 이후 25년만이다.

경기가 2분기 연속으로 하강하면 "경기 후퇴기"로 규정된다.

기업수익 급락과 전후 최고수준인 실업률(4.1%) 역시 경기후퇴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10일 발표된 대장성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본기업의 올 1.4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전수익도 25.4%가 줄어들어 40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기업인들의 마인드는 더 얼어 붙어 있다.

기업경기 조사에서 기업인들은 대부분이 가까운 시일내에는 경제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엔화가치는 연일 7년만의 최저치다.

달러당 1백50엔선 돌파도 그리 멀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가도 절정기였던 지난 89년의 절반수준으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체" "정지" "하향 압력의 불경기"등 다양한 단어를
동원해 오던 일본 경제정책 입안자들은 더이상 "경기후퇴"라는 단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정작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은 주변국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엔화하락으로 곤욕을 치르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에 전체 수출물량의 5분의1을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일본의
경기후퇴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하면 "위엔화 평가절하"라는 폭탄의 뇌관에 불을 댕길 요인이 될 수도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