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는 자력회생이 가능할까.

지난달 주가가 40%나 폭락하는 등 크게 동요됐던 러시아 금융시장이
이달들어 진정기미를 보이자 IMF와 G7이 긴장의 고삐를 늦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9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로서는 IMF가 러시아에 제공키로 이미 약속한 92억달러 외에
추가지원을 제공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92억달러는 IMF가 지난 96년 시장경제로의 개혁을 조건으로 러시아에
약속했다가 개혁이행이 지연되자 중단된 자금이다.

또 "러시아에 대한 지원문제를 주로 다룰 것"이라던 G7 재무차관
회의도 정작 러시아문제에 대해 이렇다 할 공식논평 없이 이날 회의를
끝냈다.

이같은 피셔의 발언이나 G7회의 결과는 국제금융계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다.

국제금융계에서는 IMF와 G7이 러시아에 대해 추가로 50억-1백억 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러시아의 자력회생 가능성여부에 대해 미국의 월가를 비롯한
국제금융계에서는 무엇보다도 "러시아 정부의 재정개혁 노력이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의 러시아 금융시장 동요는 재정파탄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므로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러시아측은 대대적인 탈세추징과 공기업 민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옐친대통령은 최근 관련부처에 탈세방지에 주력할 것을 당부한 데 이어
전국 TV를 통해 탈세에 대한 응징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서방측의 "심정적 지원"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유사시에는 서방 정부가 러시아 경제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확신을
금융시장에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자력갱생에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대표적이다.

S&P는 이날 러시아의 장기외환신용등급을 종전의 "BB-"에서 "B+"로
하향조정하면서 러시아의 재정적자가 지나치게 늘어나 외부 지원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밝혔다.

다시말해 서방의 자금지원없이 자력갱생은 힘들다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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