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국등 서방 선진국들이 "조세 피난처(Tax Haven)"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면세및 감세를 목적으로 기업들이 조세피난처로 대거 빠져 나가면서
세수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금융센터로써의 위상까지 흔들리고 있어서다.

각국은 이에따라 더 이상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탈세 기업을 자국내에서 자체 수사하던 소극적인 방식을
탈피해 조세 피난처로 꼽히는 나라들을 직접조사하기 위한 협정을 새로
체결한다든지 주요 경제블록내에서 탈세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하며 조세 피난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조세 피난처에 뿌리를 둔 "헤지펀드"들이 아시아 경제위기에 상당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들 조세 피난처에 대한 규제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대표적인 조세 피난국으로 꼽히고 있는 스위스와 탈세혐의
기업에 대한 세금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내용의 새 조세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스위스가 다른 나라와 자국내 해외기업에 대한 세금정보를
교환키로 체결한 첫 번째 케이스로 앞으로 이같은 협정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도 지난2월 개최된 영연방회의에서 케이만 군도등 연방국들에게
앞으로 금융부문에 대한 엄격한 감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앞으로 이들 국가의 금융기관에 조사관을 파견, 탈세기업에 대한
정보를 분석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다른 유럽연합(EU)회원국들도 지난20일 역내 회원국간에 발생하는 타국
기업의 소득에 대해 20%씩의 세금을 원천징수하거나 수입에 대한 자료를
교환하자고 결의, 조세피난처에 대한 진일보한 제재조치를 이끌어 냈다.

경제 블록별로도 조세 피난처에 대한 압력이 높아가고 있다.

서방선진7개국(G7)지도자들은 이달초 모임에서 앞으로 조세회피 관련
범죄를 마약및 돈세탁과 같은 중범죄로 다스리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금융기관등 탈세를 노리는 기업들의 노력을 더이상 보고 있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또 서로 조율해 관련법규를 손질함으로써 조세 피난처를 의식한 경쟁적인
감세정책도 점차 없애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들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세 피난국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면세와 비밀보장등을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케이만
군도등은 "영국등 일부 선진국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실패할게 분명하고
해당지역의 경제만 망칠 우려가 있다"며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조세피난처란 ]]

법인세 개인소득세에 대한 세금이 없거나 세율이 낮게 붙는 등 세제상의
특혜가 제공되는 국가 또는 특정 지역을 말한다.

카리브해 연안이나 중남미 등에 많다.

주로 해외활동이 많은 다국적 기업들과 핫머니를 운영하는 헤지펀드 등이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이곳을 경유해 자금을 운용한다.

조세 피난처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바하마 버뮤다 케이맨군도등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택스 파라다이스"와
홍콩 라이베리아 파나마 등 외국에서 들여온 소득에는 전혀 과세하지 않거나
극히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택스 쉘터",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위스 등
특정기업및 업종에 대해서만 세금상 특전을 인정하는 "택스 리조트"등이다.

최근에는 아일랜드의 더블린, 영국령인 버진아일랜드 등이 신흥 조세
피난처로 떠오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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