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르토대통령이 과연 물러날 것인가.

집권당 일부에서는 물론 퇴역장성 그룹까지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본인도 조건부이긴 하지만 3차례나 사임용의를 밝히긴 했다.

그러나 실제 돌아가는 상황은 사퇴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 수하르토는 자신이 물러나기 보다 개각으로 사태수습의 돌파구를
찾으려고 시도중이다.

개각카드는 수하르토대통령이 적어도 이른 시일안에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진짜 속내를 열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말 물러날 의사가 있다면 개각은 후임자에게 맡기는 게 정상이다.

일부 각료를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은 살아남겠다는 전략으로 볼수 있다.

희생양으로는 여론의 표적이 되고 있는 자신의 장녀 두둣 사회복지장관과
골프친구이자 재벌출신인 봅 하산 산업통산부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유혈폭동과 보안군의 과잉진압을 문제삼아 하르토노 내무장관과 위란토
국방장관겸 통합군사령관을 경질할 가능성이 있다.

개각은 빠르면 18일쯤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다음엔 폭동의 도화선이었던 물가인상조치를 철회, 민심을 다독거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기름값을 내린데 이어 생필품가격을 인하, 궁지에서 탈출하는
전략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학생들이 요구하는 정치개혁중 비상대권포기 등 일부요구사항을 수용해
정치생명의 연장을 모색할 공산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퇴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수는 없다.

앞으로 유혈시위가 더 격화돼 해외에서까지 유형무형의 퇴진압력이 나올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그중에서도 미국의 반응이 최대 관건이다.

아직은 미국정부가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선까지는 다가서지 않고 있다.

정치개혁을 촉구하면서 국민과 대화에 나서라고 주문하고 있는 정도다.

제임스 루빈 미국무부대변인은 "수하르토의 운명은 인도네시아 국민손에
달려 있다"고 언급, 최악의 경우 국민편에 설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게 가장 강경한 발언이다.

인도네시아 내부의 퇴진압력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것도 그의 장래를
함부로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집권 골카르당내 핵심정파인 "코스고로"가 수하르토에게 권력반납을 촉구
하고 있다.

군부원로들도 그의 사퇴를 전제로 후임 대통령 선출을 위한 비상회의를
소집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일단 사퇴가능성이 줄어든 가운데 18일 있을 수하르토의
대국민담화와 곧이어 갖기로한 비판세력들과의 면담이 주목된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수하르토의 퇴진과 시위확산 여부는 이번주초가
고비가 될 것 같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8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