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마치 "폭풍전의 고요"와도 같은 분위기다.

며칠간 계속된 방화와 약탈은 일단 진정된 모습이었지만 수하르토 대통령의
퇴진여부를 둘러싼 갈등과 학생들의 대규모 집회계획으로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탱크를 동원한 보안군의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으며 자카르타 공항은
인도네시아를 탈출하려는 외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인 인도네시아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중단된 외환거래를
포함해 은행들의 업무를 18일부터 정상적으로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수일간의 폭동으로 은행지점의 상당수가 불에 탔고 현금인출기
등이 훼손돼 정상적인 은행업무 복귀에는 상당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수하르토 대통령에 대한 하야요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집권당인 골카르당의 일부에서 그의 퇴진을 거론한데 이어 군부원로들도
가세했다.

인도네시아 군부원로로 추앙받고 있는 케말 이드리스 전육군준장을 비롯한
퇴역장성 15명은 수하르토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새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국민자문회의를 구성하자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대해 수하르토는 18일 개각을 단행하고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독립기념일이자 "국민각성의 날"인 20일 대대적인 시위를 계획
하고 있어 또 한차례의 마찰이 예상된다.

한편 17일 자카르타에서는 큰 시위는 없었으나 자바섬의 반둥과 말랑,
수마트라 서부의 파당, 북부 수마트라의 메단 등에서는 상점약탈과 시위가
벌어지는 등 지방에서는 소요가 잇달았다.

< 자카르타=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