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의 철권통치" "세계 최장 선출직 대통령" "절대군주" "철옹성"
수하르토(76) 인도네시아대통령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이 말들이 대변하듯 수하르토는 중세시대의 "절대왕권"과 같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인물이다.

지난 3월10일에는 "체육관선거"로 7선연임에 성공하면서 임기를 5년 더
연장했다.

생존 통치자중에는 이념은 반대편이지만 쿠바의 카스트로 정도만이 그를
능가하는 정도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젊은시절을 엘리트장교로 자란 점은 여느
독재자들과도 다르지 않다.

군부내 좌익 반란을 진압하면서 친위 쿠데타 형식으로 권좌에 오른 점도
흡사하다.

그러나 권력을 잡은 이후 누구와도 비교가 안될만큼 정치 경제등 국가의
모든 부문을 철저히 장악했다.

"설사 수하르토가 물러난다 해도 이후의 공백이 더 두렵다"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68년3월 초대 대통령인 수카르노의 뒤를 이은 수하르토는 지난32년간
1인통치 역사를 반복했다.

통치기간중에 임명한 6명의 부통령을 모두 단임으로 퇴진시켰다.

지난3월 하비비를 7대 부통령으로 임명했지만 그 또한 허수아비일 뿐이라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인도네시아 경제건설은 수하르토의 유일한 성과이다.

집권기간 연평균 7%의 성장율과 집권당시 80%이던 극빈자 비율이 지난해
20%로 낮아진 것등이 대표적인 성적표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경제전체가 "수하르토 일가의 왕국"이라는 비난도
동시에 받아왔다.

인도네시아 해운 항공 자동차 등 핵심산업 분야의 거대기업들은 대부분
일가친척의 소유물이다.

수하르토 자녀 6명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만도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50%에 육박한다.

국가가 결국 부도위기에 몰린 것도 수하르토의 이같은 부정부패에서
초래된 것이란 지적이다.

그런 수하르토가 지금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속에 진퇴의 기로에 서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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