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독일의 금리 조기인상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5일 빌 클린턴 대통령과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이
예고도 없이 회동하면서 이달중에라도 금리를 올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하다.

독일에서도 덴마크가 금리를 올리고 스페인이 금리를 낮추자 조기인상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양측의 금리인상론 근거는 다르다.

미국은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서고 독일은 유러화 출범에 대비한
금리수렴차원이다.

당초 미국은 올하반기쯤, 독일은 연말이나 내년초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였다.


[[ 미국 ]]

5일 뉴욕증시는 금리 조기인상설로 술렁거렸다.

오는 19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상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난무했다.

클린턴대통령과 그린스펀의장의 사전 예고도 없는 만남이 금리인상설의
빌미였다.

과거 두사람이 회동한 후에는 거의 어김없이 금리조정이 뒤따랐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작년 3월.

두 사람이 만나 미국경제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지 2개월후에 FRB는
연방기금금리(콜금리)를 연5.5%로 0.25%포인트 올렸다.

그린스펀의장은 이번 회동에서 클린턴대통령에게 경기과열조짐을 설명했을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 몇개월동안 금리인상설이 부침했지만 기본 정서가
"인상론"이었음을 감안할때 금리문제가 회동의 주의제였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시티코프증권의 데드 와이즈먼 증시분석가는 잠잠하던 "금리인상설이
이달들어 재차 불거져 나오고 있다"며 "이달 FOMC가 아니면 오는 6월30일의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기인상론은 지난 4월30일 1.4분기 인건비상승률이 0.7%에 불과했다는
정부발표후 쑥 들어간 상태였다.

그런 참에 클린턴과 그린스펀이 작년 1월이후 1년4개월만에 머리를
맞대자 조기인상설이 다시 강해진 것이다.

당연히 이날 주가는 금리인상우려로 떨어졌다.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45포인트 낮은 9천1백47.57에
머물렀다.

이같은 주가하락세는 6일 일본 도쿄증시로 이어져 미국 금리인상론에
더 무게를 실어 주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한때 4백70엔(3%)이나 폭락했다.

클린턴-그린스펀 회동을 계기로 조기 금리인상설의 무게가 커진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회동당사자인 그린스펀의장이 회의내용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실제로 금리인상건이 다뤄졌는지는 알수 없다.

그는 7일(한국시간) 의회에 출석, 경제상황을 설명하게 돼 있다.

따라서 의회에서의 그의 발언과 8일의 4월 실업률이 나와봐야 보다 확실한
금리리방향을 잡을수 있을 것 같다.


[[ 독일 ]]

금리인상설은 독일에서도 끊이지 않아 왔다.

올리는 건 분명한 사실이고 단지 시기가 문제였다.

그 시기는 미국보다 훨씬 늦은 연말이나 내년초가 될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덴마크와 스페인이 잇달아 금리를 변경하자 사정이 달라졌다.

인상시기가 앞당겨 질것이라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덴마크는 근로자들의 총파업으로 물가상승 기미가 엿보이자 재할인율과
환매채(RP)금리를 각각 연4%와 4.25%로 0.5%포인트씩 올렸다.

스페인은 기준금리를 4.5%에서 4.25%로 내렸다.

이에 앞서 핀랜드와 이탈리아도 지난 3-4월에 금리를 변경했다.

원래 EU국가들은 유러출범을 전후해 금리를 조정하기로 돼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유러화를 도입하는 11개국은 금리를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그래야만 유럽중앙은행(ECB)이 통일된 금리및 통화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현재 11개국 정책금리는 낮게는 2%대에서 높게는 8%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따라서 금리가 낮은 나라는 올리고 높은 나라는 내려야 한다.

독일은 재할인율이 2.5%, 콜금리인 롬바르트금리는 4.5%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독일의 금리조기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배경에는 "대프랑스보복설"도
있다.

지난 주말 EU정상회담에서 프랑스가 고집을 피워 ECB 초대총재 임기를
반토막으로 만들어 유러화의 신뢰도를 떨어뜨리자 그에 대한 보복으로
독일이 인상시기를 앞당기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 시각이다.

EU각국 환율은 환율안정장치(ERM)내에서 정해진 중심환율로부터 상하
2.5%씩 움직이도록 돼 있다.

이 범위를 넘어서면 시장개입이나 금리조정등을 통해 환율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따라서 독일이 금리를 올리면 프랑스 프랑화는 마르크화에 대해 약세를
띠게 되고 프랑스는 이를 시정하기 위해 경제사정을 무시하고 금리를
올리든지 해야 한다.

금리인상설에 휩싸여 있는 독일이 최근의 관측대로 인상시기를
상반기나 하반기초로 앞당길 지는 미지수다.

12%대의 높은 실업률을 빼고는 경제가 비교적 양호하지만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간 자칫 경기둔화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훈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