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역흑자는 크게 늘어난 반면 기업들의 순익은 대폭 떨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일본경제가 극심한 내수부진속에서 외수(수출)에 의존하는
절름발이 구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디플레이션현상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대장성은 지난 97회계연도(97년4월-98년3월)의 무역흑자가
11조4천4백20억엔(약 8백80억달러)으로 전년도보다 79.7% 늘어났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94회계연도(11조7천6백20억엔)이후 3년만의 최대규모다.

또 감소추세이던 무역흑자가 다시 증가한 것도 지난 92년도 이후
5년만이다.

대장성은 무역흑자확대 요인으로 엔약세, 저유가, 내수침체에 따른
수입수요감소등 3가지를 들었다.

특히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결정하는 환율(연평균)은 97년 회계연도에
달러당 1백22.5엔으로 전년도의 1백11.9엔보다 11엔 상승했다.

이 기간중 수출은 51조4천1백20억엔으로 11.7% 신장했다.

자동차와 컴퓨터수출 호조가 전체 수출확대의 견인차였다.

수입은 39조9천6백90억엔으로 0.8% 증가에 그쳤다.

외국자동차와 목재수입 부진이 최대 요인으로 꼽혔다.

이처럼 내수침체로 인한 수입부진이 무역흑자 확대 요인으로 밝혀짐에
따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내수확대압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중 대미(대미)무역흑자는 5조4천2백40억엔(약4백17억달러)으로
44.3%나 늘어나면서 3년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따라 한동안 물밑에서 잠잠하던 미.일 통상마찰이 수면위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7회계연도중 일본상장기업들의 세전 순익이
전년도보다 24.5%나 줄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금융분야를 제외한 1천7백44개 상장업체들을 조사한 결과
내수경기부진으로 세전 순익이 이처럼 줄었다고 전했다.

특히 비제조업 부문은 51.5%나 격감했다.

또 일본은행은 이달 상순 도매물가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 하락,
11년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내수부진속에서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도쿄=김경식특파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