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대통령궁에 대한 유엔의 무기사찰을 전격 수용, 파국으로 치닫던
이라크사태가 극적인 돌파구를 찾았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23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오후 4시30분)
바그다드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요구를
전면 수용, 유엔특별위원회(UNSCOM) 무기사찰단원들이 이라크 대통령궁에
대해 제한없이 접근해 사찰활동을 벌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타지크 아지즈 부총리와 무기사찰을 허용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돼온 이라크측의 사찰기간 설정 요구는 합의문
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합의문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우선 24일 오후
(뉴욕시간)로 예정된 유엔 안보리회의에 보고를 해야하기 때문에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합의안이 <>이라크의 안보리 결의안 이행 <>UNSCOM
사찰활동 유지 등 2대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 모두가 합의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에대해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이라크의 태도에 심각한
의문을 상당수 갖고 있으며 이들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논평을 거부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행정부의 한 관리도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과거에
보인 행태로 인해 백악관내에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미국정부는 이번 합의가 사찰기간 설정없이 이라크가 모든
장소와 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접근을 보장하고 있다는 점을 아난 사무총장
으로부터 직접 확인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난 사무총장은 23일 낮 바그다드를 출발, 파리를 경유해 뉴욕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