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데 필요한 전비는 얼마나 될까"

빌 클린턴 행정부가 이라크에 대한 무력응징을 천명하고 있는 가운데 새삼
미국 여론은 전쟁 수행에 들어갈 군사비 규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미국 국방부는 군사작전을 앞두고 사전에 비용을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며 군사비에 대해선 언급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민간연구기관들은 과거의 사례를 들어 클린턴 행정부가
예고하고 있는 이번 걸프작전의 비용을 추산하면서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

국방전문 연구기관인 워싱턴소재 "전략.예산 평가센터"의 엘리자베스
히터연구원은 걸프지역에 현재 배치돼 있는 미국의 군사력만으로 제한적인
공습이 이뤄진다고 가정할 경우에도 수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계산했다.

히터 연구원은 공습기간과 고가의 정밀 유도탄 사용여부 등에 따라 전쟁
비용이 달라지겠지만 현재 배치된 군사력만 움직인다해도 최소 2억달러,
많으면 5억달러정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미국이 지상군 파병까지 포함해 지난 91년의 걸프전에 버금가는
작전을 감행할 경우엔 전쟁비용이 수백억달러나 될 것으로 예상돼 경기호황
으로 건전한 재정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예산에 적잖은 부담을 주리라는
것이다.

지난 91년 걸프전쟁 당시 부시행정부는 전쟁비용으로 6백10억달러를 사용
했는데 이중 5백40억달러를 우방국에 분담시켰다.

<김혜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