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그동안 사찰을 거부해오던 8개의 대통령궁에 대한 유엔 사찰단의
접근을 허용하겠다고 제의했으나 미국과 영국에 의해 거부당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1일 이라크의 조건부 대통령궁 사찰 허용 제의를
거부하고 이라크가 제한없는 완전한 사찰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군사력을
사용할 것임을 거듭 천명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유엔 사찰단의 이라크
입국을 허용하고 대량파괴 무기를 은닉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모든
지역을 완전하고 자유롭게 사찰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의 한 대변인도 이라크의 제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라고 거부했다.

앞서 모하마드 사이드 알 사하프 이라크 외무장관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21개 유엔특별위원회(UNSCOM) 소속
국가의 전문가가 골고루 참여하도록 특별 사찰단을 구성할 경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8개 대통령궁에 대한 사찰을 일정기간 허용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걸프지역을 관장하는 앤서니 지니 미 사령관은 이날 미군은 외교적
해결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일주일 이내에 이라크 공격 태세를 완료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을 순방중인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로
부터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