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9일 생필품 품귀와 가격폭등에 불만을 품은 주민 소요가
확산되는 가운데 테러를 경고하는 유사 폭탄물까지 발견되자 보안군에
발포령을 내리는 등 경제위기에서 비롯된 사회적 불안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이날 수마트람섬 메단시 폴로니아 공항에서는 전기선으로 묶인 플라스틱
파이프 3개가 담긴 상자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상자에서 황산염 냄새가 났으나 내부 물질이 폭탄물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하고 그러나 상자에 "원격조정폭탄, 가격을 인하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그것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이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후 지역군사령부는 소요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누구든지
발포하라고 보안군에 명령했다고 관영 안타라통신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동부 플로레스섬에서는 8일에 이어 연 이틀째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군중들이 백화점을 비롯한 상점들을 약탈하고 불태우는 등 폭동이
계속됐다.

플로레스섬 엔데 시당국은 이에따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통행을 금지하는 한편 야간소요사태에 대비, 수백명의 군병력에게 특별
경계령을 내렸다.

이번 소요사태에서 주요표적이 되고 있는 화교 60~70명은 경찰서에
대피했다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친척들 집으로 옮겨졌다.

특히 8일에는 결혼식에 참석했던 한 하객이 폭도들이 던진 돌에 맞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9일 시민 3백여명이 중앙은행 앞 도로에서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야당지도자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여사 지지자가 대부분인 이들
시위자는 "배고프다"라는 구호를 외쳐댔으며 일부 시위자는 인도네시아
통화인 루피아화와 미 달러화지폐를 흔들어대며 루피아화의 가치하락에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수카르노푸트리 여사는 이날 자택에서 수백명의 지지자들에게 막대한
개인재산을 갖고 있는 수하르토 대통령이 경제위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인도네시아를 지난 32년간 통치해온 수하르토 대통령은 오는 3월 의회에서
의원 1천명에 의해 치러지는 5년 임기의 대통령선거에서 재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