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 위기는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난제가
타개되지 않는 한 조만간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국제
경제인사들이 일제히 지적했다.

2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된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도이체방크의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케네스 커티스 박사와 미 MIT대의 루디
돈부시 교수 등은 이같이 지적하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일본의 정책
오류가 아시아 경제 부활에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커티스 박사는 아시아 위기가 "2단계로 접어들기에 앞서 다소 조용한
국면"이라면서 제2차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처방으로 <>일본의 내수진작과
규제완화 <>미국의 IMF추가출자와 금리 소폭인하 <>중국의 2.5~3%포인트
금리인하 등을 제시했다.

돈부시 교수는 "일본이 세계에서 경제를 가장 잘못 운용하는 나라"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 "일본이 더 이상의 정책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면
아시아의 위기는 종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소재 국제경제연구원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올해와 내년중
아시아국들이 제로 성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면서 브라질과 러시아
역시 아시아의 충격으로 인해 성장이 멈추게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 사태에 이은 다음번 위기가 "달러 가치 붕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달러가 현재 15~20%가량 과대평가돼있다고 지적했다.

<임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