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금융위기가 갈수록 증폭되면서 아시아 전체에 또다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 본지 21일자 참조 >

인도네시아 외환시장에선 21일 바차루딘 유스프 하비비에 연구.기술장관의
부통령기용설로 루피아화가 한때 사상최저치인 달러당 12,000선까지 떨어졌고
이 파장으로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싱가포르달러화, 태국 바트화, 한국원화
등 대부분의 통화가 약세로 돌아섰다.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실권이 없는 자리지만 7선출마의사를 표명한
수하르토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누가 지명될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져왔었다.

미국 금융회사 MMS 싱가포르지사의 사니 하마드는 "수하르토 대통령이
7선출마의사를 표명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은 하비비에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시장에서는 토머스 수야트노 인도네시아 은행협회장이 "현재
2백15개인 은행이 올 연말까지는 1백50개, 내년말에는 1백개로 축소된후
2000년에는 75개만 남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2대 시중은행인 뱅크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 등이 루피아폭락에 영향을 미쳤다.

대외채무를 갚으라는 압력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루피아화를 투매하면서까지
달러구입에 나선 것도 루피아하락을 부채질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이날 장중한때 12,000까지 떨어진후 다소 진정세를
보여 11,200선을 회복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폭락은 곧바로 주변국가로 영향을 미쳐
말레이시아 링기트화가 달러당 4.2100에서 4.3950으로, 싱가포르달러화가
1.7555에서 1.7665로 각각 떨어졌다.

또 태국 바트화도 달러당 52.30에서 52.80으로 하락했고 필리핀 페소화도
40.95에서 42.59로 폭락했다.

< 육동인 기자 >


[[ 하비비에 누구인가 ]]

현 연구.기술장관.

차기 부통령은 과학과 기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집권
콜카르당의 "기준발표"로 갑자기 유력한 부통령후보로 떠올랐다.

"고인플레이션 시기에도 이자율을 낮춰야 한다"는 논리를 골자로하는
이른바 "하비비에노믹스"를 구사, 금융계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요구하는 긴축개혁정책을 추진하는데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로 인식하고 있다.

또 군출신이 아니어서 군부와의 관계가 긴밀하지 못하다는 점도 불안요인
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20억달러 규모의 제트기개발사업의 책임지고
있다.

62세로 독일 아헨공대에서 항공기제조를 연구, 박사학위를 받고 항공기
제조업체인 MBB부사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