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톱(Top)이 나서라"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재계가 올해 내세운 경영전략의 핵심이다.

일본 대기업의 80%가 21세기에 적합한 경영계획 수립 방법으로 톱경영진이
기본틀을 제시하고 세부사항만 각 사업부가 맡는 톱다운(top-down) 방식을
꼽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단위사업부의 계획을 통합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을 유지하겠
다는 기업은 7.6%에 불과했다.

일본기업들의 전통적인 현장주도형 기업경영 패턴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이같은 인식변화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대기업
2백19개의 경영계획부문 책임자를 대상으로한 중장기 경영계획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과거에는 톱다운 형으로 경영을 수립하는 기업은 전체의 51%에 불과했다.

그러나 금융시스템 불안, 환율급등, 내수침체 등과 같은 위기상황이
닥치면서 경영패턴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어려운 경영환경을 뚫고 헤쳐나아가는 데는 무엇보다 톱의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며 따라서 밑으로부터의 보텀업 형태는 구심력 향상이 어렵고 톱의
충분한 리더십 발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또 경영계획을 짤 때 가장 중요시될 포인트로 자기자본이익률
(ROE) 총자산수익률(ROA) 등 재무지표를 꼽았다.

과거에는 매출 이익 등 규모확대측면이나 비용절감을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삼은데 비하면 큰 변화다.

기업들이 경영계획을 짤때 벤치마킹 모델로 삼는 기업으로는 소니가
으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품 및 브랜드력뿐만 아니라 이사의 감축, 사외이사제 도입 등
주주중심의 기업통치 확립이 높이 평가된 결과로 보인다.

소니 다음으로는 휴렛패커드(HP) IBM 등으로 미국 기업들이 좋은 모델인
것으로 드러났다.

< 장진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