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호랑이들은 다시 포효할 것이다"

금융위기로 동아시아 국가의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폴 크루그만 교수 등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들 사이에 "아시아
재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크루그만 MIT대 교수는 최근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관민일체의 아시아적 경제모델이 현재 동아시아 금융위기의 근본요인
이라는 일부 주장은 맞지 않는다"며 "시장 개방 과정에서 해외차입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 금융위기의 근본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금융위기 해결방안과 관련, "파산금융기관을 영업중지 폐쇄조치하고
정부가 직접 나서서 예금자를 보호한 80년대 미국 S&L(저축대부)조합 처리
모델이 바람직하다"며 "5년뒤 일본이 미국을 제치고 다시 세계경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아시아 재기가능성을 내비쳤다.

버튼 G 말키엘 프린스턴대교수와 J P 메이 뉴욕대교수도 최근 뉴욕타임스지
에 공동기고를 통해 "현재의 동아시아 위기는 아시아 정치가와 기업인들의
오만과 과신에서 비롯됐다"며 "부실금융기관을 폐쇄하고 좀더 정비된 금융
감독체제를 갖추며 경영투명성을 제고할 경우 아시아는 재차 도약할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교수는 그 근거로 임금이 미국에 비해 싸고 기업가 정신이 왕성하며 각
경제주체들이 근면 검소한 점을 들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때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외국투자가로선 지금이 이들 국가의 기업 주식을 헐값에 살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 강현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