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당면한 경제위기는 이제 물러나는 현정부가 잘못 다룬 것이기는
하지만 국제사회도 현재와 같은 참담한 상태를 초래한 데 대해 책임이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26일 지적했다.

신문은 "한국에 대한 2차 구조"란 제목의 사설에서 불과 두어 달전에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를 아낌없이 칭찬하다가 구조계획이
필요하게 되자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고 통화를 방어하려는 딜레머에
봉착해 결과적으로 심각한 자금부족 현상을 촉발, 건전한 기업을 부도로
몰고 외국 투자자를 공포에 몰아넣었다고 말했다.

또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등 신용평가기관들은 뒤늦게 한국의
곤경을 알고는 한국의 채무를 "정크"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등의 과잉반응으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포스트는 꼬집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