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국적기업들이 해외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주력시장인 아시아지역의 경제위기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이로인한 달러화강세에 영향을 받아 해외부문 영업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탓이다.

아시아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다국적기업의 "해외사업 정리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담배식품업체인 RJR나비스코는 16일 주로 해외부문에
종사하는 직원을 중심으로 3천명을 해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아시아경제위기가 심화된 올 4.4분기에 매출과 순익이 각각 1억5천만달러와
8천5백만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

스티븐 골드스톤회장은 "달러화강세로 해외부분의 영업이 매우 부진한
상태"라며 "3천명의 정리인원중 해외부문이 2천6백명이며 나머지 4백명이
국내부문"이라고 밝혔다.

RJR나비스코의 경쟁회사인 필립모리스도 지난주 해외식품부문에서
2천5백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었다.

즉석카메라생산업체인 폴라로이드사도 이날 해외부문인력의 10%(1천5백명)
을 축소하고 매사츄세스의 화학제품생산공장을 매각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회사측은 이 계획이 앞으로 18개월동안 진행될 것이며 계획이 성공할 경우
연간 30%(1억1천만달러)이상의 경비절감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리 디카밀로회장은 "해외부문의 간접비용이 줄어들면 폴라로이드는
디지털영상사업에서 최고 기술력을 갖고있는 회사로 살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컴퓨터네트워킹회사인 케이블트론시스템도 이날 해외부문인력의 10%인
6백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회사측은 올 4.4분기순익이 3천만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같은
구조조정안을 마련했다며 해외부문 인력삭감과 함께 일부 해외사업을 포기할
경우 연간 순익이 5천만~6천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육동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