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토=김정아 기자 ]

일부 선진국이 모든 개도국을 대상으로 2014년부터 온실가스를 의무적으로
감축하라는 급진적인 제안을 내놓으면서 교토회의가 파국위기를 맞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총회 5일째인 5일 비EU(유럽 연합) 선진국
그룹인 쥬스칸츠(JUSSCANZ)의 뉴질랜드는 이날 오키히로시 일본환경청장관
주재로 열린 전체회의에서 ''개도국의 의무부담에 관한 교토의정서''로 이같은
제안을 내놓았다.

이 제안이 발표되자 개도국 그룹인 G-77 국가들은 "선진국의 의무조항도
합의되지 않았는데 개도국에 새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격렬히 항의,잠시 회의가 중단위기에 몰렸다.

한편 한국정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미국의 요청으로 가진 한미간 비공식
회합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으로서 개도국의
온실가스 자율적 감축을 규정한 의정서 초안 10조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대신 참여초기에는 구속력있는 이행조치를 요구하지 않고 감축 2차
회계연도나 3차 회계연도에 감축목표(QELROs)를 이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구조상 아직은 10조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