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계에 "해고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

아시아전체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탓이다.

연말 보너스지불시점이 가까와지고 있다는 점도 해고의 칼날을 더욱 예리
하게 만들고 있다.

"올겨울은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다고 알려졌던 94년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러셀 레리놀드헤드헌터사의 마이클 웹 사장)이란 분석이다.

해고바람이 가장 거세게 몰아치는 분야는 투자은행들.

아시아지역의 주식과 채권거래가 위축된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홍콩 페레그린투자금융.

이 회사는 다른 투자은행들과는 달리 전적으로 아시아시장에 의존하면서
그동안 빠른 성장세를 구가했다.

현재 직원수는 1천8백명.

그러나 아시아시장이 장기침체를 보이면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7월~10월 4개월간만도 3천7백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회사측은 "초긴축경영이 요구된다.

조만간 한계인원과 한계사업은 정리될 것"이라고 말한다.

"최소한 4백40명(25%)이상 해고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을
정도다.

영국 내셔날웨스트민스터은행의 홍콩자회사인 내츠웨스트는 이달초 대량
해고 사실을 발표, "해고붐"을 예고했다.

이 회사는 구조조정차원에서 55명을 해고하고 일부 동남아관련 직원을
중국쪽으로 돌린다고 발표했었다.

레만브라더스 홍콩지사도 최근 개인고객서비스부문을 프루덴셜증권그룹에
매각하고 주식파생상품의 운용거점을 홍콩에서 도쿄로 이전한다고 발표해
홍콩금융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다른 나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말레이시아 외환중개회사의 한 직원은 "해고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지만
대세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한다.

필리핀 TA증권도 최근 연구소를 페쇄하고 고위간부직 7명을 해고하는 등
필리핀도 해고태풍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력이 늘어나는 분야는 인수합병(M&A)쪽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기관의 붕괴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불황이 호재"인 분야만 성장하는 아이러니의 계절인 셈이다.

<육동인 기자>


*** "고용창출 시간 걸릴 것" - 미셸 캉드쉬 IMF 총재 ***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아시아국가들이 다시 강해지고
고용을 창출하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1일 스페인에서
발행되는 엘파이스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아시아의 실업상황이 유럽수준까지 악화되지는 않겠지만 "아시아경제
모델"은 더이상 따라야 할 만한 것은 못된다"고 지적했다.

또 "아시아국가들은 저축 근면 단결이라는 전통적인 훌륭한 가치를 갖고
있지만 앞으로는 정부가 은행은 통제하지 않는 개방적이고 투명한 금융시스템
을 갖는게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IMF 지원 경제지배 초래" -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 ***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차 총리는 "IMF의 금융지원은 외국은행의
지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1일 아시아.태평양재무장관회담 연설을 통해 "통화위기와 대출상환
능력악화에 직면한 국가들에 IMF가 할 수 있는 일은 외채상환용 자금을
꾸어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대출은 일련의 조건과 함께 제공되며 이
조건에는 금융부문을 외국에 완전개방하는 것이 포함돼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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