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이성구 특파원 ]

서유럽자동차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유럽
제2현지공장 후보지로 영국이 아닌 프랑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9일 최종 후보지 결정을 앞두고 영국과 프랑스는 도요타를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크리스티앙 피에레 산업장관이 일본을 방문, 도요타측과
마지막 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에반해 영국측은 기존 공장에 이어 제2현지공장도 자국에 유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도요타가 제2공장
을 프랑스 북동부의 발랭시엔느에 건설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도미니크 칸 프랑스재무장관도 최근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프랑스가 선택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제2공장 건설을 위해 지금까지 일본업체들의 서유럽투자중 최대
규모인 16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는 도요타유치에 성공할 경우 총투자비의 3분의1에 달하는 5억3천만
달러를 보조금으로 지원해 준다는 방침이다.

도요타가 제2공장을 서유럽 최대 투자대상국인 영국을 제치고 프랑스를
택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영국 파운드화가 2년이상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2002년까지
유럽단일통화에 참여하지 않게 됨에 따라 투자메리트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또 서유럽 주력차종인 소형차시장 공략을 목표로 삼고 있는 도요타로선
주 타킷이 프랑스시장일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도요타의 서유럽자동차시장 점유율은 현재 3% 수준이나 프랑스내 점유율은
0.8%에 불과한 실정.

영국으로선 도요타를 잃을 경우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투자 유치는 둘째치고 이미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들도 도요타의
영향을 받아 "영국탈출"이 러시를 이룰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이다.

지난 5월 "영국이 단일통화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공장을 유럽대륙으로
이전시키겠다"는 발언을 했다가 곤욕을 치뤘던 오쿠다 도요타사장이 자신의
말을 행동에 옮길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