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이치가 위험하다"

지난 19일 타블로이드판 석간신문이 1면톱으로 야마이치의 비상상황을
숨가쁘게 전했다.

그로부터 3일만인 22일 창업1백년의 "명문 야마이치"가 파산선언을 하고
말았다.

"법인 야마이치" "니시세(대대로 내려온 유명한 가게)" 등 숱한 역사를
만들어온 야마이치마저 힘없이 무너지고 만것이다.

"산요증권, 훗카이도다쿠쇼쿠은행 그리고 야마이치증권..."

11월 들어오면서 산요로 부터 시작된 금융파산이 순식간에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97년11월 4번째주는 악몽의 1주일이었다.

10대 도시은행(시중은행)인 훗카이도다쿠쇼쿠은행이 월요일인 17일에
영업권을 양도, 파산했다.

22일 금요일에는 4대증권사인 야마이치증권이 재건을 단념, 폐업을 선언
했다.

이 한주일 동안에만 두가지 역사적 사건이 기록됐다.

하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망하지 않는다''고 하던 도시은행이 처음으로
쓰러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후최대인 3조엔규모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4대증권
야마이치의 도산이다.

도산도미노현상이 일본금융산업을 뿌리채 흔들고 있음을 확인해준 1주일
이었다.

금융부식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부터였다.

94년말에 도쿄교와와 안젠신용조합이 처음으로 쓰러졌다.

95년 9월에는 효고은행이, 96년 11월에는 다시 환와은행이 무너졌다.

올들어 교도교에이에 이어 도시은행인 다쿠쇼쿠은행이 파산했다.

신용조합에서 중소형은행 도시은행으로 대형화하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서는 금융기관의 파탄이 증권 보험업계로 까지 확산됐다.

닛산생명이 버블기에 마구잡이로 팔아치운 고이율보험상품이 화근이 돼
결국 무너졌다.

거품이 한창일때 이뤄진 계열비은행에 대한 부동산융자와 과다한 설비투자
로 인해 산요증권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말았다.

버블경제의 후유증으로 대형금융기관조차도 실적이 부진한 금융기관을
구제할수 있는 체력을 잃어버리고 만것이다.

산요증권이나 다쿠쇼큐은행의 경우 다른금융기관과의 합병, 자본제휴 등을
통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으나 결국 상대방의 협조를 얻어 내지 못하고
쓰러졌다.

야마이치증권도 주거래은행인 후지은행의 자본지원 거부로 폐업사태를
맞게 됐다.

마지노선인 금융기관간 지원체제가 이처럼 붕괴된 가운데 주가폭락 등으로
인해 은행증권등의 부실화가 사속화하고 있다.

대형 12개은행 가운데 9개은행이 불량채권처리를 위해 98년3월 결산기에
적자를 계상키로 했다.

경상적자규모는 후지가 4천5백억엔, 스미토모가 4천4백억엔, 상와가
3천8백억엔상당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4월 실시되는 대장성의 조기사정조치에 대비, 다른 금융기관에 신경을
쓰고 있을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증권쪽에서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0월중 주식매매셰어에서 외국계회사가 처음으로 1,2위를 차지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금융주가폭락현상까지 가속화하고 있다.

신용리스크를 감지한 기관투자가들이 금융기관을 투자대상에서 아예 제외
시키고 있다.

이로인해 도산금융기관의 리스트가 주식시장에서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주가가 1백엔대 이하로 떨어져 있는 간카쿠증권과 경상적자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야마타네증권이 위험하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주가가 일시 액면가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 도쿠요시티은행등도 도태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가폭락에 따른 신용하락-예금자산의 이탈-자금난가중이라는 악순환으로
인해 일본의 금융기관도태가 가속화할것 같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

<<< 일본 금융기관의 파산사례 >>>

금융기관 처리일시 처리내용 파산시 수신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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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상호은행 92.4.1 이요은행과 합병 3,313억
도요신용금고 92.10.1 오사카내 18개 신용금고에 3,042억
점포양도후 산와은행과 합병
효고은행 96.1.29 신설 미도리은행에 사업양도 2조5,345억
코스모신용조합 96.3.25 도쿄공동은행에 사업양도, 4,393억
불량채권은 도쿄신용 조합
협의로 양도
다이헤이요은행 96.9.17 신설 와가시오은행에 사업 6,365억
양도
오사카신용조합 97.1.20 도카이은행에 사업양도 3,332억
기즈신용조합 97.2.24 정리회수은행에 사업양도 1조1,675억
한와은행 96.11.21 예금보험기구가 전자산 5,074억
(업무정지 매입예정
명령)
교토교에이은행 97.10.14 고후쿠은행에 업무양도, 3,410억
예금보험기구가 불량채권
매입예정
홋카이도다쿠쇼쿠 97.11.17 호쿠요은행에 사업양도, 6조7,807억
은행 예금보험기구가 불량채권
매입예정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