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짜증스러울 정도로 속도가 늦은 인터넷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보를 보다 간단하고 빨리 주고받을수 있는 통신 수단의 개발을 우선 들
것이다.

정보 유통 속도 지연에 따른 이런 불편은 오는 2005년이면 완전 해소돼
명실상부한 멀티미디어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을 이용해 초당 1억자(영어 알파벳기준)이상을 송수신할수 있는
기가비트급 위성 통신시스템 실용화가 추진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초고속 위성 통신시스템 개발의 주인공은 일본 우정성과 EU(유럽연합).
EU가맹 14개국이 참가하는 유럽우주기관(ESA)과 일본은 이달초 2005년 이
고성능 시스템 실용화를 목표로 2002년 공동실험을 실시한다는데 합의했다.

각각의 통신위성을 쏘아 올려 일본측은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호주 전역을,
ESA는 유럽 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송수신상태를 실험하는 한편 두
위성간의 광통신 실험도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일 우정성의 계획은 적도상공의 3만6천km 궤도에 5기 전후의 정지위성을
띠워 이 위성으로부터 세계 각지에 전파를 쏘아 보내는 것이다.

위성-지구상을 왕복하는 전파는 현재의 위성통신 시스템보다 비약적으로
많은 정보를 담을수 있는 20~30기가헤르츠(Hz) 대역의 고주파수이다.

송수신 정보량은 광섬유와 맞먹는 1기가 비트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알파벳 1억자이상을 1초에 보낼수 있는 수준으로 TV 화상의 2백배
가까운 정보량이다.

통신위성간에는 예외없이 광통신으로 정보를 송수신하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를 분할송신할 수 있는 최신방식의 ATM(비동기식)교환기가 처음
으로 위성에 탑재된다.

이런 장비를 통해 그동안 위성통신에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던 "유선보다도
송수신 정보량이 적고 타임래그(시간지체현상)가 발생한다"는 결점을 극복
하게 되는 것이다.

기가 비트급 정보 송수신은 미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리듐
텔레데식 프로젝트 등 저궤도위성 이용 무선통신 서비스보다 1천배 정도
많은 정보를 전달할수 있는 수준이다.

이리듐 프로젝트는 모토롤라사 주관으로 지상 7백80~1만4천km의 저궤도에
66개의 위성을 띄워 전지구촌에 휴대폰 무선호출 팩시밀리 데이터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계획이다.

또 빌 게이츠가 주도하고 있는 텔레데식도 역시 저궤도에 8백여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2002년까지 데이터및 동화상, 음성통화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하늘의 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일 우정성은 NEC 도시바 미쓰비시전기 등 쟁쟁한 업체들에게 이미 위성
설계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이 기가급 위성통신 시스템의 실용화는 음성 문자 화상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정보를 자유롭게 주고 받을수 있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본격 도래를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 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강현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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