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마지막 자존심 롤스로이스의 새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지난달말 영국의 엔지니어링 그룹 비커스가 롤스로이스를 매각키로 결정한
이래 자동차업계 관심사가 돼왔던 이 회사 인수전은 BMW와 폴크스바겐(VW) 등
독일 자동차회사간 한판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치감치 인수 의사를 표명했던 BMW에 이어 유럽최대의 자동차업체인 VW가
종전 입장을 번복, 지난 13일 인수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9월 45억달러의 증자를 추진하면서 이 돈을 자체 모델 개발에
쓰겠다고 발표, 타회사 인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던 VW는 입장을
돌변해 다임러벤츠가 자사의 골프차를 겨냥해 내놓은 ''A 클라스 카'' 생산을
당분간 중지한다고 밝인 직후 롤스로이스 인수 의사를 표명했다.

VW가 롤스로이스 인수전에 나선 것은 BMW 벤츠 등이 장악하고 있는 최고급
차 시장에 도전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벤츠 GM 등은 관심이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예상주자중 하나였던 벤츠는 17일 "롤스로이스에 관심이 없다"며
"롤스로이스에 대항하기 위해 최근 선보인 메이바흐 모델에 집중할 생각"
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두회사가 롤스로이스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롤스로이스가 가진
고급 브랜드 이미지 때문.

포드가 영국의 또다른 고급차였던 재규어 브랜드를 16억파운드(약
2조7천억원)에 사들여 재미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롤스로이스를 사들여도
손해가 안될 것이라는 낙관을 갖게 하고 있다.

또 하나의 매력은 최근 투자로 롤스로이스의 생산능력이 과거의 두배이상인
연간 8천대로 늘어났다는 점.

인수 가격이 얼마에 이를지는 아직 점치기 어려우나 비커스 콜린 챈들러
회장은 "적어도 4억~5억파운드(약 6천7백억~8천4백억원)는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BMW와 VW중 누가 승리할지는 아직 미지수.

기업분석가들은 BMW가 지난 94년이후 롤스로이스와 기술제휴 관계를 맺고
자동차 엔진을 공급해 왔다는 점을 지적, BMW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입장
이다.

반면 BMW가 비커스에 대한 적대적 매수를 선언했던 자동차 엔지니어링업체
메이플라워에 대해 거래관계를 무기로 철회를 종용한 사실은 롤스로이스
주주들의 감정을 악화시켜 BMW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80년 롤스로이스를 인수한 비커스가 이를 되팔기로 결정한 것은
판매부진 때문.

90년 3천3백33대로 사상최고를 기록한 이래 줄곧 감소, 올해는 10월말현재
1천3백96대가 팔렸을 뿐이다.

고급차의 대명사인 롤스로이스 가격은 가장 싼 차가 11만1천5백55달러(약
1억1천만원), 최고급 모델은 무려 23만3천3백55달러(2억3천만원)로 공기조절
설비만 웬만한 자동차 한대값이다.

아랍 왕족, 연예계 스타 등이 주고객층.

지난 1906년 찰스 롤스와 헨리 로이스가 세계 제일의 차를 만든다는데
의기투합, 창립했다.

한편 롤스로이스가 외국 자동차업체에 넘어가면 영국적의 자동차업체는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강현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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