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7위인 산요증권의 도산에 이어 홋카이도다쿠쇼쿠은행까지 17일 도산
하는 등 일본의 금융산업도태가 본격화하고 있다.

종합증권회사에 이어 도시은행에까지 파산의 회오리에 몰아닥치기 시작한
것이다.

버블동반폭락까지 겹치면서 일본의 금융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붕괴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홋카이도다쿠쇼쿠은행의 파산은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볼수 있다.

홋카이도다쿠쇼쿠은행은 산요증권 파산으로 경영재건을 위한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영업양도라는 사실상의 파산사태를 맞고 말았다.

이 은행은 내년 4월로 잡혀 있던 홋카이도은행과의 합병을 지난 9월 연기
하기로 결정한 다음 경영재건을 위해 1천5백억엔을 증자키로 했다.

이 가운데 약 6백억엔은 생명보험사로부터 융자를 받고 있는 열후론의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그러나 뜻밖의 산요증권 도산으로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생명보험 9개사가 경영지원을 위해 제공하고 있는 열후론이 사실상 회수
불능상태에 빠지고 만 것이다.

생보사들은 "지금까지론 반제기간으 3회씩이나 연장해 줬다"며 쇼쿠타쿠은행
의 지원요청을 거절했다.

"열후론을 일다니 전액 반제하고 그 대신 주식을 받는 것이므로 론의
지급이 보장될수 있다"는 은행측의 설득에 대해 상보사측은 "배당이 기대
되지 않는 주식을 받는 것은 배임행위다"며 외면했다.

이처럼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 금융시스템불안에 따른
주가폭락까지 겹치면서 결국 영업양도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고만 것이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9천3백49억엔(대출잔고대비 13.4%로 도시은행중 1위)
에 이르고 있는 불량채권으로 인한 과부담이 쇼쿠타쿠은행을 파산으로
몰고가 버린 셈이다.

일본은행들은 내년 4월 실시되는 대장성의 조기시정조치에 대비, 자기자본
비율제고를 위한 불량채권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금융시스템붕괴에 따른 생보사의 열후론회수 등에다 바닥을 헤메고 있는
주가로 인해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한 은행들의 도산이 이어질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