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다임러벤츠는 균형장치 결함으로 인해 물의를 빚고 있는 소형차
"A클라스"의 공급을 일시 중단한다고 12일 공식 발표했다.

< 본지 11월11일자 9면 참조 >

위르겐 슈렘프 벤츠회장은 "자체 실험결과 주행안전성에 문제가 발견됐다"
며 "이를 수정하기 위해 앞으로 3개월동안 이 모델의 공급을 중지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고급 소형차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A클라스는 오는
98년 2월부터나 시판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벤츠 차종중 자체 결함으로 출시시기가 연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소형차이지만 벤츠의 고급 이미지를 살려 "베이비 벤츠"로 불리는 A클라스
는 다임러벤츠가 세계 소형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달초부터 시판에
들어간 모델.

시판 한달여만에 계약대수가 10만대에 달하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 차는 시험주행 도중 균형장치와 타이어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즉각 안전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와함께 일부에서는 벤츠의 세계화 전략이 A클라스의 결함으로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이 차를 수입 판매할 예정이었던 세계 각국 딜러들의 경우 사업계획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리게 됐다.

벤츠는 결국 이 차에 전자균형시스템(ESP)을 새로 장착하고 서스펜션
통제장치를 개선하는 한편 차체를 낮추고 타이어폭도 변경, 신형 A클라스를
내놓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는 모두 2억5천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벤츠는 추산하고 있다.

슈렘프회장은 "이번 결함이 수정된다면 하루 2백대에 불과한 A클라스
생산량은 내년 2월부터 8백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가 그동안 A클라스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한 금액은 모두 15억달러에
달한다.

당초 98년 한햇동안 19만여대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결함으로
생산량을 16만여대로 축소할 방침이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