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후지쓰 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반도체 대기업들을 상대하는 영업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제조업체가 있다.

이 황금 거위의 상호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샌타 클래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반도체 제조기계
회사다.

대기업을 고객으로 삼아 자본재만을 파는 업종 특성으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에겐 생소한 회사지만 미국의 산업계에서는 이미 "스타 기업"으로
대접받고 있다.

그래서 포천지는 최근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를 극찬하는 기사를 게재
하면서 "무명의 하이-테크 스타"라는 별칭까지 붙였다.

이 스타 기업은 지난 67년도에 창립돼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그리 길지 않은 사사에도 불구하고 포천지가 선정하는 미국 5백대 기업
리스트에 올라 있는 대기업이다.

지난 96사업연도 결산기준으로 매출액 41억4천만달러, 순이익
5억9천9백60만달러를 기록했다.

포천지 선정 5백대 가운데서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가 스타 대접을 받는
것은 이 회사가 바로 최근 10년간의 주당 순이익 증가율 기록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주들에게 안겨준 투자수익률 기록부문에서는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식 가격은 최근 1년사이에 3백%정도 뛰었다.

연구 개발비용으로 지난 한해 동안에만해도 4억8천1백만달러를 쏟아 부었던
회사지만 10억달러의 예금 잔액을 자랑하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구축한
기업이다.

경기 부침이 심하기로 이름난 반도체 업계에서 활동하면서도 지난 83년이후
10여년동안 단 한번도 적자 결산을 걱정해 보지 않은 안정된 경영을 펴왔다.

성공의 비결에 대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측은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먼저 꼽는다.

실리콘웨이퍼 가공기계인 PVD장비 시장에서는 6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또 실리콘 웨이퍼에 초미세 회로를 긋는 플라스마 에칭기계에서도 25%이상
의 시장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다.

인텔 후지쓰 등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의 반도체 제조기계를 쓰고 있는
반도체 회사들은 기계의 보수 유지를 위해서도 계속 어플라이드에 매달려야
한다.

반도체업계에서 생산기술자들이 기억해야될 최우선 전화번호가 어플라이드
번호라는 농담이 나돌 정도다.

영업망이 국제적으로 골고루 분산돼 있다는 점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의
강점이다.

미국 회사인데도 매출액의 70%를 미국밖에서 올린다.

아시아 시장 비율이 절반정도를 차지한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는 과감한 연구개발비 투자로 자기 공장의 생산
장비도 항상 첨단으로 유지한다.

매출액의 85%가 도입한지 2년도 채안된 새 설비에서 나온 것이라는게
어플라이드측의 설명이다.

세계 반도체업계는 실리콘 웨이퍼 표준을 기존의 8인치에서 12인치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이런 표준 변화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에 대한 기계주문이 급증할 것
임을 예고하는 호재다.

8인치용 제조기계를 12인치용로 교체함으로써 생기는 반도체 제조 기계의
단기 수요만해도 1백80억-3백70억달러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의 사업 전망도 장미 빛으로 가득차 있는 셈이다.

<양홍모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