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차왈릿 용차이윳총리가 동남아통화위기로 인해 좌초하는 최초의
정치인이 될 전망이다.

차왈릿총리는 지난 3일밤 "할 일을 다했다"며 오는 6일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도 몇차례 사의를 번복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민들중 90%가 사퇴를 원하는 상황에서 날짜까지
못박았기 때문에 그의 사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태국의 외환.주식시장은 차왈릿의 사임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그만큼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그가 물러나는 것이 전제조건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차왈릿은 육군장성출신으로 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가며 신희망당의
당수가 됐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금권선거등 부패한 정치의 개혁을 주창, 제1당
당수로 총리에 취임한 인물이다.

그러나 경제위기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최근에는 치매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태국경제계는 일단 그의 사퇴를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무도 선뜻 바톤을 이어받으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알수 있듯 태국의 총리자리는 뒤치닥거리만 해야 하는 "애물단지"로 인식
되는 상황이다.

< 박재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