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특약 독점전재 ]

< At last, the fuel cell, October 31 >

연료전지(fuel cell)는 전기와 물을 이용해 인간이 달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을 제공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개발비용이 엄청나다는 이유로 1백50여년
동안이나 외면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연구개발이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연료전지가 석유를
대신할 가장 유력한 에너지원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온실가스를 방지하는 일이 모든 국가가 직면한 현안으로 대두
하면서 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는 "무공해" 에너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연료전지의 원리는 1839년 윌리엄 그로브라는 한 물리학자에 의해 개발됐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전기분해해 전기를 얻는 원리이다.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것은 질소산화물이나 이산화탄소와 같은 유해물질이
아닌 단순한 "물"이다.

연료전지로 개발된 유형은 현재 5가지로 이 가운데 자동차에 가장 실용적
으로 이용 가능한 모델이 PEM(Proton Exchange Membrance)으로 불리는
전지다.

50년대 후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사가 개발한 이 연료전지는 80도의 저온
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으나 촉매로 이용하는 백금이 3만달러에
달하는 등 적지않은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벤츠사가 캐나다의 발라드파우어시스템, 영국의 석유회사인
존슨매티스사와 공동으로 연료전지에 사용되는 백금비용을 1백40달러로
낮추는등 획기적인 기술개발을 이룩했다.

현재 수소연료전지차 기술개발에 가장 앞서있는 메이커는 벤츠와 일본의
도요타사다.

벤츠는 내년초 수소연료전지차를 장착한 버스를 실용화할 계획이다.

또 2003년에는 "A클래스" 승용차에 적용, 기존 석유에너지 소형차와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을 내놓는데 이어 2005년에는 수소연료전지차를 연간
10만대씩 양산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도요타는 다목적자동차(SUV)인 "RAV4" 모델에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시작차를 개발했다.

이 차는 1회 주행거리가 5백km로 기존 승용차가 한번 기름을 가득 넣고
달릴수 있는 거리와 맞먹는다.

전기자동차가 재충전없이 주행할 수 있는 거리에 비해선 3배, 벤츠의
연료전지차(4백km)보다도 1백km 더 달릴수 있다.

이 두 모델은 수소가스보다 다루기가 쉽다는 이점 때문에 메탄올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시작차가 대량생산체제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경제성이라는
풀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석유엔진이 1kW를 발생시키는데 비용이 50달러 드는데 반해 연료
전지는 무려 5천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kW당 생산비용이 2백달러이하로 떨어질 경우 대량생산체제의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요타는 연료전지의 에너지 효율이 석유엔진에 비해 적어도 50%나 높기
때문에 실용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연료전지는 2년전만해도 GM 포드 크라이슬러등 미국의 "빅3" 메이커들이
실용가능성이 없는 "장밋빛 환상"이라며 외면했었다.

그러나 벤츠와 도요타의 끈질긴 노력끝에 가능성이 점차 보이기 시작하자
최근들어 개발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서유럽메이커들중에는 르노 폴크스바겐 볼보등이 연료전지 기술개발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독일의 BMW만이 "수소가 자동차의 에너지로 사용되면 내연기관내에서
석유에너지처럼 불타버리고 말 것"이라며 실용화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벤츠사가 1백년전에 처음 도입한 석유엔진 자동차를 연료전지라는 새로운
에너지로 대체하는데 성공할지 주목된다.

< 정리=이성구 런던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