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특약 독점전재 ]

< Merger Monday, October 24, 1997 >

지난 13일 월요일은 유럽 경제사에 "머저(합병) 먼데이"로 기록될 것이다.

유럽 대기업들의 인수 합병(M&A)계획이 6건이나 발표된 날이어서다.

이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기 보다는 유럽에 또다시 M&A붐을 가져올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는 99년 유럽통화통합(EMU)이 출범되면 사업기회가 자국국경을 넘어서
유럽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란 비전을 수용한 결과이다.

또 그동안 추진된 M&A가 전반적으로 관련 기업의 수익을 향상시켰다는
점도 합병붐의 재연에 한몫을 하고 있다.

국제투자은행인 JP모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유럽 최대규모의 M&A를
단행한 30개 기업들은 합병 3년후 수익률이 관련시장 평균치보다 21%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 상위 8개기업중 7개사의 가치도 합병이전보다 상승했다.

따라서 "머저 먼데이"는 기업합병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상당히 반영된
것이다.

이날 발표된 6건의 M&A도 이런 분위기의 반영이다.

합병건은 제각기 성격이 다르지만 동종업계에서 이뤄졌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구태의연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6개의 합병건중 일부는 급조된 기회주의적 성격이 짙지만 나머지는 오랜
기간 주도면밀하게 협상을 추진해 온 결실이다.

합병의 주목표도 "비용절감"과 "새시장개척"으로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리드엘제비아출판사(영국과 네덜란드합작사)와 월터스크루버(독일과
네덜란드합작사)=합병규모는 2백억파운드(3백20억달러).

이번 합병으로 엘제비아는 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 전문가집단용 정보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기업으로 발돋움한다.

월터스크루버는 독일과 베네룩스3국 최대 출판사로서의 위상을 전유럽으로
확대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스위스 취리히보험과 영국 BAT=담배 및 금융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BAT그룹이 자사의 금융서비스부문을 분리해 스위스 최대보험회사인
취리히보험과 합병하려는 계획.

합병규모 2백30억파운드로 유럽 2위의 보험사업자로 부상하게 된다.

양사는 중복업무통합에 따른 비용절감과 함께 EMU출범에 따른 시장선점을
목표로 한다.

<>프랑스 시멘트제조업체 라파지와 영국 건자재회사 레드랜드=라파지가
레드랜드에 적대적 인수(17억파운드)를 전격 제의했다.

사업영역을 넓혀 시장점유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라파지는 자사가 생산하지 않는 지붕타일의 생산메이커인 레드랜드를 인수,
시멘트 뿐 아니라 건자재설비까지 갖춘다는 야심이다.

<>스웨덴 보르드반켄과 핀란드 메리타은행=유럽 소매금융사업자간에 시도된
첫 합병사례.

합병규모는 1백6억달러.

양사는 합병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5%선으로 높일 것으로
내다본다.

<>이탈리아 제네랄리와 프랑스 AGF=이탈리아 최대 보험사인 제네랄리가
프랑스3위 보험업체 AGF에 대해 적대적인 공개매수를 제의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프랑스시장의 점유확대는 물론 유럽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영국 양조및 식품업체인 기네스와 그랜드메트로폴리탄=주식교환방식으로
합병, 세계최대 양조업체를 신설한다.

< 정리=유재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