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학영 특파원] 미국 "빅3"을 비롯한 구미자동차업체들이 동남아.
동유럽.중남미 등 개도국 시장을 겨냥한 저가 승용차 모델을 잇달아 개발,
한국업체들이 누려온 특수공략에 나섰다.

크라이슬러는 3일(현지시간) 대당 6천달러(약 5백40만원)짜리 소형승용차
"CCV" 조만간 개발해 해외 개도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신차는 값만 싼 게 아니라 휘발유 1갤런으로 50마일(약 80km)을 달리는
등 연비를 크게 개선, 개도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출수 있을 것으로
크라이슬러는 장담하고 있다.

특히 차체 일부를 녹슬기 쉽고 값도 비싼 금속 대신 사이다 병 등의 제재로
쓰이는 특수 플라스틱을 채용, 원가를 줄이는 한편 내구성도 높이는 혁신적
공법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크라이슬러는 덧붙였다.

제너럴 모터스(GM)도 인도및 동남아와 중남미 시장을 겨냥 브라질 공장에서
소형승용차 "블루 매코"를 생산키로 하고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포드자동차는 간판 소형 승용차인 "피에스타"에 비해 조립 공정시간을 25%나
줄인 소형 모델 "포드 카(ka)"를 동유럽 일원에서 시판중인데 이어 이보다도
값싸고 크기도 작은 신형 소형차 개발에 나섰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인 피아트의 경우 전세계 개도국 시장을 겨냥한
"팔리오" 판매를 확대키 위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폴란드 베네수엘라 터키
인도 중국 등에서 동시 생산한다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같은 개도국 시장 공세에 전통적인 고급 차종 메이커로 이미지를 굳혀온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사까지 가세 "A클래스"라는 준중형 승용차를 개발한데
이어 스위스 공장에서 소형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