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중국당국이 취할 4개 대외경협 국유기업의 합병은 중국공산당
제15전대에서 장쩌민 주석이 밝힌 국유기업 개혁의 강도가 "메가톤급"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중국의 대외무역을 담당하는 1백대 국유기업중 순위 4위인
중국기술진출구총공사와 8위(중국기계진출총공사) 43위(중국의료기기총공사)
90위(중국해외무역공사)의 합병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합병으로 1천여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군더더기
인력을 감축하고 공산당과 정부기관 출신의 과다한 경영진 감축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예전같으면 사회주의체제인 중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들 기업에 소속된 사람들마저 "혁명적 조치"라고 말할 정도이다.

인력가 조직의 슬림화뿐만 아니다.

새로 발족할 통용기술그룹은 중국기술진출구총공사의 기존 6백여개 자회사
중 경쟁력이 없는 법인체를 과감히 해산하되 회생가능한 자회사는 한국 일본
미국 등의 해외자본을 도입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자본은 경영권에 도전할 수 없는 전체 지분의 49%이내에서 제한되는
것도 특징이다.

또 현재 본사와 26개 자회사 36개 해외법인(총 1천2백명)을 두고 있는
중국기계총공사에 대해선 종합기획과 기업관리 재무관리 투자관리 등의
부서를 대폭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대외경협관련 국유기업의 합병은 향후 중국 전역의 8만7천9백85개
국유기업(96년말)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질 것이라는게 중국 국무원담당자의
설명이다.

무역 외에 철강과 일반기계 전자 시멘트 건설 해운 제약 자동차 석유화학
통신등의 전산업에서 엽합 합병과 주식제도입이 잇따를 전망이다.

장쩌민주석은 15전대 공작보고에서 "국유기업이 시장에 적응하고 경쟁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국유기업의 구조조정작업이 본격화될 것임을
선언했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