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개봉박두"

영화를 상영하기전에 광고를 내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미국 영화관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제전문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 최근호(9월15일자)에 따르면 현재 광고를
허용하고 있는 영화관은 전체 영화관(2만7천개)의 절반 이상인 1만4천개.

지난 93년만 해도 6천8백개에 지나지 않았다.

94년 9천개, 95년 1만1천개, 96년 1만3천개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영화관과 광고주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진 결과이다.

영화관측에서는 광고수입이 짭짤하니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미국최대 영화관 체인인 카마이크시네마 등 대형 영화관들이 잇달아 광고를
허용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영화관 광고는 매력적이다.

TV보다 높은 광고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TV와는 달리 리모컨으로 채널을 바꿀 수 없는 데다 일단 지정된 좌석에
앉으면 자리를 뜨기가 불편한 만큼 관객들은 꼼짝없이 광고를 봐야 한다.

이에따라 GM, 레비스트라우스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최근 영화관
광고에 뛰어들었다.

과거에는 영화관 주변의 레스토랑이나 금은방들이 광고주였지만 이제
쟁쟁한 기업들이 나서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반기를 드는 편도 아직 만만찮다.

가장 강력한 반대는 영화제작자들로부터 나온다.

월터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 유력 영화사는 자사가 제작한 영화를 상영
하기전에 광고를 내보내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위반하면 영화 공급을 중지한다.

광고때문에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할 수 없다는 이유있는 항변이다.

하지만 대세를 꺾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반대파의 세력이 점차 약해지는 추세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 조성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