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오한그룹이 주력기업인 야오한재팬의 사실상 도산으로 맞은 절대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야오한측은 창업지인 시즈오카현을 중심으로 한 식품유통업으로 재건을
시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물론 회사안에서 조차 갱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첫째 부실화를 몰고온 주요인이 된 해외쪽의 사업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
이다.

야오한그룹 세계화전략의 중심인 홍콩과 중국사업은 그동안 홍콩에 있는
야오한인터내셔널홀딩사(YIH)가 추진해 왔다.

현재 중국과 홍콩에 진출한 사업장은 슈퍼 백화점 게임센터 음식점을
포함, 2백1개에 달한다.

야오한측은 "야오한재팬과는 직접적인 자본관계가 없어 영향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사태로 와다 가즈오회장의 퇴진이 불가피, 해외사업도
신용추락에 따른 타격을 받지 않을 수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야오한재팬이 그룹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면서 신용도를 높여 왔던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무리한 해외사업을 조정하기 위한 슬림화전략에도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야오한의 신용불안을 이유로 자금줄을 더욱 죌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야오한그룹은 구조재구축을 위해 당초 2010년까지 중국내에 슈퍼 1천개점을
내려고 했던 계획을 수정, 지난 1년간 신규출점을 중당했다.

또한 백화점 "넥스테이지상하이"의 지분을 중국측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셋째 자금조달이 예상대로 순로롭게 풀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야오한의
앞날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주요은행들은 야오한그룹의 해외사업 투입자금의 실태가 불투명한데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외자금이나 자산의 실태가 확인되지 않는 한 추가자금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중요결정을 일방적으로 해온 와다대표를 중심으로 한 창업자가족들과 그룹
의 채권 채무관계가 우선 명확히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버블기에 대량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해외사업을 전개, "세계
시민기업집단"을 꿈꾸어온 야오한의 앞날이 무척 어두운 것 같다.

[도쿄=김경식특파원]


[ 가즈오회장 그는 누구인가 ]

야오한그룹의 와다 가즈오(68)회장은 일본유통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지난 71년엔 일찌기 지구반대편인 브라질에 진출했다.

천안문사태로 서방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할 땐 역으로 중국진출을 가속화
했다.

90년 그룹본사를 홍콩으로 옮긴 사례는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경영의 연구
대상으로 삼을 정도.

비록 경영파탄에 빠졌지만 가즈오회장의 "역전의 발상"이 그동안 그룹성장
의 토대가 됐다.

야오한그룹은 1930년 가즈오회장의 부모가 일본 시즈오카의 아타미시에서
시작한 청과물가게가 모태가 됐다.

2차대전의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가즈오의 모친인 가츠는 상당히 고생한
것으로 전해져 있다.

이로인해 가츠는 일본열도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는 전후최대의 TV화제작
"오싱"의 모델로 알려지기도 했다.

가즈오회장은 51년 일본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곧바로 가업을 물려
받았다.

그를 통하면 중국관청을 쉽게 뚫을 수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폭넓은
중국인맥을 자랑한다.

또 가즈오회장의 결정에 따라 속전속결로 사업을 추진, "와다류경영"이란
말이 등장하기도 했다.

< 박재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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