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은 후진국과의 수출상담시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뇌물을 많이
건네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벨기에 고팅겐대학의 요한 램스도르프 교수가 최근 세계 18개 주요
수출업자와 87개 수입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벨기에 기업들이
뇌물을 가장 많이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에 이어 뇌물제공 순위에서
5위를 차지했다.

램스도르프 교수는 이들이 후진국의 바이어들에게 뇌물을 슬쩍 찔러 넣으며
수출계약을 따내고 있다면서 특히 나이지리아 콜롬비아 볼리비아등 부패
정도가 심한 국가와의 무역거래에서 뇌물이 엄청난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나 뇌물제공 상위권에 올라 있는 국가라도 제품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들은 뒷돈이 아닌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말레이시아 스웨덴 호주 오스트리아 미국 등은 뇌물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 싱가포르도 뇌물제공이 적은 국가로 꼽혔다.

<김혜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