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통화폭락 사태의 장본인으로 지목돼 왔던 조지 소로스.

그가 이끄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가 "동남아 통화위기는 소로스펀드
(퀀텀펀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주목된다.

뉴욕소재 투자운용회사인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의 수석투자분석가인 스탠리
드러컨밀러씨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해당국의 기업과 기관투자가를 그 주범으로 몰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말레이시아 링기트화를 거론하면서 "소로스펀드는 링기트
가 떨어질 당시 투매하지 않고 오히려 사들였다"며 "이는 링기트가 태국
바트화처럼 폭락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로스펀드는 그 당시 오히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의 역할을 대행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드러컨밀러는 "동남아 금융위기는 이 지역 경제의 펀드멘틀(기본조건)에서
비롯된 것이지 헤지펀드의 투기에서 촉발된 것이 아니다"며 대량 투매를
촉발시킨 장본인은 지난 94년 멕시코 페소화 폭락사태와 마찬가지로 달러
부채를 지고 있는 자국 기업과 기관투자가들이라고 지적했다.

< 장진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