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굴지의 리조트 회사인 프랑스의 클럽메드가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들어갔다.

지중해 에게해에서부터 남태평양 보라보라에 이르기까지 세계 1백20여군데
에 퍼져있는 클럽메드 리조트는 한동안 최고의 휴양지로 각광받았다.

"바다빛 하늘과 하늘빛 바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의 유혹, 아무것도
안할 수 있는 자유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이들이 내건 달콤한 선전문구는 문명으로부터 탈출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TV 라디오 전화조차 없는 숙소, 무궁무진한 해양 레포츠, 산해진미로
그득한 뷔페가 기다리는 이국적인 휴식공간을 찾는 사람들은 늘어만 갔다.

하지만 90년대들어 회사의 경영전선엔 이상기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휴가행태가 변하고 정치상황 등 여러 외적요인이 겹치면서 수입이
뚝뚝 떨어지게 된 것.

급기야 지난해엔 1억2천만달러(1천68억원)의 적자를 내기에 이르렀다.

주가까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발칵 뒤집힌 주주총회는 금년 2월 창립자인
길베르 트리가노와 아들 세르주를 경영진에서 끌어내렸다.

이어 창사이래 처음으로 외부에서 전문 경영인을 모셔들였다.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적된 주먹구구식 경영스타일을 뜯어고치기 위해서다.

구원투수는 필립 부르기뇽(49).

주총은 유럽에서 고전하던 미국 월트디즈니의 놀이공원 "유로 디즈니"를
흑자로 전환시킨 그의 명성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그가 등장한 후 주가가 바로 5.9% 뛰어오른 것도 주변의 낙관적 전망을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클럽메드가 확실한 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이든 층이 클럽메드를 "신세대들의 화려한 놀이터"라고 생각하는 반면
젊은층은 "부모들의 황혼기를 위한 한적한 휴양지"로 여긴다는 것.

타깃을 정확히 설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부르기뇽은 이같은 기초위에 프랑스 미국 일본 등 기존의 고객들을 다잡는
한편 아시아 지역의 잠재고객들을 적극 공략할 방침.

3년후 돌아올 창사 50주년 기념식에서 클럽메드가 과연 부르기뇽과 함께
화려한 자축연을 열 수 있을지 주목거리다.

< 김혜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